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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지역 언론 모니터

■ 선거보도 및 일반보도 모니터보고서 (2006년 5월 4일~10일)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총     평]

  ▷ 선거관련보도 : 불법타락상에 대한 관성적인 보도태도
                           지역주의보도 - 텃밭론, 전북홀대론
  ▷ 일반보도 : 평택 관련 전라일보 사설의 폭력성


  [선거보도] - 불벌타락상에 대한 관성적 보도태도


   몇차례 선거보도와 관련한 바람직한 태도와 부적절한 태도에 대해 지적한 바가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불법타락상에 대한 관성적인 보도태도를 지적한 바 있다. 이런 보도가 오히려 유권자들의 선거불신과 무관심을 확대한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전북도민일보는 5월 10일(오늘자)자 7면(사회면) 머리기사로 <5.31지선 불법선거 활개>라는 제목으로 관련보도를 내보냈다. “상대후보 비방 유인물 배포. 금품제공 등”이 나타나고 있으며, “도 선관위가 159건 적발 ‘혼탁․과열’양상”이라고 보도했다.
  전북중앙신문도 같은날 3면 머리기사로 <지방선거 과열-혼탁양상 “역시나”>라는 제목으로 전라북도 선관위가 총 159건의 선거법 위반사례를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기초단체장의 경우 64건이나 적발돼 혼탁정도가 가장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유형별 위반사례를 자세히 보도했다.

  전북일보의 경우 같은날 9면 2단기사로 <불법 선거운동 판친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는데, 특히 159건의 적발건수는 지난 2002년 제3회 지방선거때 단속된 전체 163건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새전북신문은 아예 기사화하지 않았고, 전라일보는 오히려 신고포상금 때문에 선거법 위반사례가 줄어들고 있다고 정반대로 보도했다.
  전라일보는 역시 같은날 3면 머리기사로 <5․31지방선거 개정 선거법 위력 발휘 “50배 포상금 덕 ‘톡톡’”>이라는 기사를 내보내면서 이번에 적발된 159건의 선거법 위반 적발건수는 2002년 한달전 적발건수 292건에 비해 113건이나 감소한 것으로, 이는 신고포상금제 도입과 선거부정감시단 활동, 정부의 선거부정행위 감시 강화 등이 주된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정반대의 분석기사, 왜?

  똑같이 전라북도 선관위의 자료에 근거, 159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됐다면서도 매체간 보도태도가 극명하게 달라지고 있는데, 전북도민일보와 전북중앙신문 그리고 전북일보의 경우 현재 불법타락정도가 매우 심각하다고 썼고, 전라일보의 경우에는 오히려 신고포상제 등으로 인해 불법타락상이 줄어들고 있다고 기사화했다.
  전북일보와 전라일보의 경우 정반대의 보도로 이어지게 된 것은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선거법 위반사례에 대한 통계수치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북일보는 2002년 전체 위반건수가 163건이라고 썼고, 전라일보는 선거 한달전 통계수치가 292건이라고 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 위반건수는 어땠을까?
  관련내용과 관련 전라북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2002년 지방선거 당시 선거법 위반사례 적발건수는 선거일 22일 전 시점에서 292건이었고, 전체 선거기간 동안 적발된 건수는 659건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선거 한달 보름 전이었던 4월 31일 시점에서는 적발건수가 263건 이었다.  

  결국 이번 보도결과는 전북일보 기자의 착오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02년 4월 31일 즉 6․13선거를 한달 보름 정도 앞둔 시점에서의 적발건수인 263건을 오기한 것으로 보이며, 이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지방선거와 비교, 선거법 위반사례 적발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도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단순히 수치에 대한 착오만이 문제는 아니다. 비록 수치상의 착오에 근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수치의 많고 적음을 ‘불법타락선거 증가’로 규정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불법타락상에 대한 관성적인 보도태도가 더 큰 이유이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불법타락상에 대한 관성적인 보도태도가 문제의 원인

  우선 이런 수치는 적발된 건수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불법타락상이 존재하는 것과 적발된 건수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선거법의 규정이 얼마나 정밀한가 즉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사례들은 없는가의 여부도 변수가 될 수있고, 선관위의 단속의지나 단속능력 유무도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적발건수는 어느 정도 불법타락상에 대한 객관적 지표일 수 있지만, 이를 절대화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증거하는 것은 이번 건과 관련한 전북도민일보와 전북중앙신문의 보도태도에서도 확인된다.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 전북중앙신문 모두 불법타락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그 비중이나 논리전개 방식은 다르다.
  우선 전북일보의 경우 이를 단신취급하는 대신, 지난 2002년 선거 적발건수와 비교, 상대적으로 늘어났다는 근거로 불법타락상이 심각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반면 전북도민일보와 전북중앙신문의 경우는 이를 면별 머리기사로 배치했을 뿐만아니라, 그 근거도 159건의 적발건수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특히 <불법선거 활개> <지방선거 과열-혼탁양상 ‘역시나’> 등 기사제목에서도 다분히 선정적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지역언론이 선거시 불법타락상에 대한 보도를 매우 관성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불법타락상에 대한 통계수치는 이들에게 매우 훌륭한 기사소재가 되어왔고, 그 의미나 향후 개선방안에 대한 고민없이 지면을 채우는 하나의 기사거리로 이를 취급해왔던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는 불법타락상에 대한 보도가 어떤 상황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구하면 분명해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더욱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에서 이러한 무관심이 촉발되고 있다고 할 때, 선거 전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을 초래할 불법타락상에 대한 보도는 과연 어떤 경우에서 유의미성을 가질 수 있을까?


  <u>우선, 해당 보도를 통해 불법타락선거를 자행하는 후보 또는 정당을 심판할 수 있을 때 유의미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럴 경우 유권자들은 선거에 대한 무관심에 이르기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u>
  당연히 이를 위해서는 불법타락선거의 주범이 누구인지 특정될 때 가능하다. 누가 부정선거를 획책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모든 불법선거에 대한 보도는 익명이다. 실체 자체가 두루뭉술하다. 이유는 법원의 확정판결 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선관위의 주의, 경고 또는 고발 행위 자체가 일정하게 해당 행위에 대한 판결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무작정 익명보도에 나서야 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익명으로 두리뭉술하게 보도되는 불법타락상에 대한 보도가 어떤 유의미성을 가질지 의문이다.

  <u>다음으로는 해당 불법타락상이 유권자들에게 알려짐으로써 경종을 울리고 불법타락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때 의미를 가질 수 있다.</u>
  법망을 피해 교묘하게 이뤄지는 불법선거, 타락선거사례나 신종수법 등 유권자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선거법 정비나 관련 제도의 보완 등 제도적 대안이 제시될 필요가 있을 경우, 즉 이를 유도하는 보도는 유의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지역신문들의 관련보도에서는 이들 두가지 중 어느 한가지도 포함도지 않았다. 왜 이런 보도를 하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지역주의 조장보도도 나타나

  지난 7일 민주당 호남지역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소위 ‘호남연대’를 주장한 것과 관련 지역일간지들이 주요기사를 이를 다루면서 자칫 관성적인 따라가기식 보도를 통한 지역주의 보도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도민일보는 5월 8일(월) 1면 머리기사 <우리당 민주당 전주서 기싸움 팽팽><우리 “전북 홀로서자” 민주 “호남발전 적임” 맞불>이라는 기사에 이어, 3면 머리기사 <우리당-민주당, 힘겨루기 양당 “내집이다” 팽팽>를 통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전북을 놓고 벼랑끝 승부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북중앙신문도 같은 날 3면 머리기사 <민주 호남승리 ‘트로이카’ 떴다>에서 민주당 기자회견 소식으로 기사를 채웠는데, 특히 바로 밑에 <빅3후보 일문일답 “정후보 지사 적임자”>라는 박스기사를, 그리고 마지막에 <우리, 민주 ‘빅3행사’ 물타기?>라는 기사를 편집해 민주당 중심의 태도를 확연하게 드러냈다.
  전북도민일보는 한 발 더나가 5월 9일(화) 2면 머리기사 <여․야 ‘전북 푸대접론’ 공방>과 3면 박스기사 <설전  우리-‘홀로서기’ 민주-‘호남연대’>를 통해 다시한번 양자 대결구도를 강조했다.
  특히 이날 2면 머리기사에서는 소위 “전북 푸대접론”을 선거전면에 부각시키는 편집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주의 조장보도라는 비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전북도민일보는 이보다 3일 앞선 5월 5일자 1면 머리기사 <지역개발 20년 엇갈린 명암 충남-뜀박질 성장, 전북-뒷걸음 쇠락> 과 3면 머리기사 <“웃는 충남, 우는 전북”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전북 “하~충남 부럽구나”>에서도 비슷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충남, 200만 눈앞...곳곳 건설바람, 전북, 180만명대 추락..현안마다 갈등”이라는 부제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보도라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새전북신문과 전북일보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보도태도를 보이거나 새전북신문의 경우 민주당의 행보와 관련 ‘지역주의 조장’이라고 비판하고 나서 대조를 보였다. 새전북신문은 5월 8일자 3면 해설기사 <민주 ‘호남 정서적 통합-사업 연대론’ 왜 나왔나>에서 “민주당이 호남 결집에 나선 것은 정치구도로 보면 김대중 시절로의 회귀다. ..지역주의로의 퇴보란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호남의 정서적 통합과 연대를 강조하는 것은 호남민은 다시한번 지역적 굴레에 몰아넣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고 비판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평택 대추리 관련 전라일보 사설의 폭력성]

  전라일보는 5월 8일자 사설 <정부 무기력이 폭력시위 키워>를 싣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 반대시위와 관련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전라일보는 미군기지 이전은 국가사업인데도 이를 반대하고 나선 것부터가 이해가 안간다면서, 집단폭력으로 국가 공권력에 도전하여 이를 관철시키려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새만금사업과 방폐장투쟁 등을 언급하며 ‘반대가 전문이고 투쟁이 직업’인 전문적 투쟁꾼들이 일부 주민들을 앞세워 전국 국책사업 현장을 휘젓는 것이 오늘의 현실인데도, 정부의 무능과 무력으로 이런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힐난하고 있다.

  전라일보의 사설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왜곡보도이자 언론사를 무기로 평택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적 폭력이라는 점에서 문제 심각.
  ‘반대가 전문이고 투쟁이 직업’인 전문투쟁꾼이라는 지적부터가 전혀 사실과 무관할뿐더러 이따위 사설을 쓰는 것이 언론자유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왜 평택에서 시위를 벌이는지에 대해서는 어느한번 관심 가져본 적도 없고, 언급하려 하지도 않으면서 폭력시위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이를 매도하고 나선 것이 언론의 자세와 관련이 있는가?
  모든 상황에는 맥락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왜 폭력시위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최소한의 평가도 없이 한 마디의 말로 이를 매도하고 나선다면 이는 더 이상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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