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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TV수신료 분리징수안을 즉각 철회하라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4.

한나라당은 TV수신료 분리징수안을 즉각 철회하라

지난 10월 24일 한나라당이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 문광위에 제출한 뒤 한나라당의 졸속적 입법행태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높다. 공영방송의 재원마련을 위한 진지한 고민 없이 불쑥 수신료 분리징수안을 들고 나온 한나라당의 원내 제 1당답지 못한 처사에 우리는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일각에서 이번 수신료 분리징수안 제출을 놓고 총선을 겨냥한 방송 장악음모이며 개혁의 첫걸음을 내디딘 KBS 흔들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지사이다.
애초 KBS<한국사회를 말한다>의 편향성 문제를 들어 KBS를 비난해왔던 한나라당은 유선방송을 통한 지상파방송 시청 등 달라진 시청 환경변화에 따른 '이중과세'를 명분으로 수신료 분리징수안을 들고 나왔다.
이는 이미 <한국사회를 말한다>에 대해 방송위가 심의를 통해 권고조치를 내림으로써 더 이상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문제삼을 수 없게 된데 따른 '입장변화'로 보인다. 일부 신문의 보도와는 달리 '권고조치'는 실질적인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결정으로 사실상 방송위원회는 KBS<한국사회를 말한다>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KBS가 수신료분리징수를 들고 나오면서 명분으로 내건 '이중과세' 문제 또한 시청자들에 대한 '속임수'에 다름 아니다. 한나라당은 수신료를 계속 '시청료'라고 주장하며 수신료를 'KBS를 시청하는 대가'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수신료는 'KBS시청료'가 아니다. 수신료는 공영방송을 유지하기 위해 징수되는 준조세적 성격의 대금이다. 지난 99년 헌법재판소도 수신료를 "공영방송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경비조달에 충당하기 위하여 수상기를 소지한 특정집단에 대하여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으로 규정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수신료는 KBS의 재원으로만 쓰이는게 아니다. 국책방송과 EBS재원으로도 쓰이고 있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수신료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분리징수안을 들고 나왔는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 게다가 수신료 분리징수안이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 민자당 - 민주정의당의 맥락에서 추진되었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면 한나라당의 '이현령비현령'식의 행태에 우리가 부끄러워질 지경이다.
대관절 한나라당은 수신료분리징수안 통과 이후의 상황을 차근차근 검토나 해보았는가. 수신료분리징수는 단순히 'KBS를 궁지에 몰아 넣는' 수준의 결과를 초래할 일이 아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몰아 부치면 공영방송체제의 근간이 흔들리게 되고 그 결과 방송공익성과 시청자주권은 크게 위협받게 된다. 수신료 분리징수는 광고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KBS 뿐만 아니라 방송계 전체와 신문업계까지 도미노충격이 가해질 것이 분명하다. 수신료 분리징수안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때 한나라당에도 전혀 이로울 것이 없는 '악수'라 아니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우선 어떻게 공영방송의 안정적 재원 마련구조를 만들 것인지부터 점검해야한다. 그런 뒤 수신료징수에 있어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개선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원내 과반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당다운 대응이며 처신이다. 우리는 한나라당에 현재로서는 시청자를 비롯해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신료 분리징수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끝〉


2003년 11월 17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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