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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정당한 소비자운동을 테러행위로 둔갑시킨 조폭신문들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정당한 소비자운동을 테러행위로 둔갑시킨 조폭신문들

  


급하긴 급했나보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의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이 재개되자 조중동이 언소주와 시민단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사법당국의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오늘자 사설 <'좌파 신문에 광고 실으라'고 판촉 나선 협박 단체>에서 “이런 광고 테러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아무 매체에나 광고하는 회사라면 금세 거덜나고 말 것이다. 협박꾼들은 기업들에 이런 광고의 기본원칙을 무시하라고 공갈을 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조선은 이어 언소주를 ‘신종 테러범’으로 규정하고, “사법부도 안중에 없는 이들로부터 법질서와 자유시장경제를 지키는 방법은 더욱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밖에 없다”며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8면을 통째로 할애하여 광고불매운동을 ‘자유시장경제 근본 흔드는 폭거’로 규정했다.

중앙일보 역시 <광고 핑계 불매운동은 조폭적 행태>라는 사설에서 “광고 효과와 발행 부수, 광고비용을 엄밀히 따져 효용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배정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도 일부 신문에 광고를 더 많이 실었다고 뭇매를 때리는 것은 조폭적 논리요, 사회적 린치나 다름없다”고 비난하며 “법 테두리를 벗어난 불매운동은 당연히 제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도 <광고주들이 협박에 굴하면 시장도 기업도 죽는다>는 사설에서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이 “언론의 자유를 유린하는 섬뜩한 폭력이자 민주주의의 본질을 파괴하려드는 중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동아는 이어 “사법당국은 자유시장경제를 유린하는 범죄행위에 대해 즉각 수사에 나서기 바란다”며 사법당국이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앙일보식으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조중동이 딱할 뿐이다. 정당한 소비자운동을 ‘불매협박’, ‘광고테러’, ‘신종테러’, ‘광고주 마녀사냥’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원색적 용어들을 동원해 비난하고 나선 꼴이 우스울 뿐이다. 언소주의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기자회견에 함께한 시민단체 인사들의 이력을 공개하며 ‘색깔론’을 들이댄 것은 딱 조선일보스러운 방식으로 대꾸할 가치도 없다. 이들 수구보수신문들의 오늘자 보도만 봐도 왜 그렇게 많은 시민들이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에 적극적인 호응을 보내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왜곡과 호도 없이는 하루도 버티지 못할 신문들이다.

  

조선일보는 광고불매운동에 대해 언소주가 유죄판결을 받고도 법을 무시하고 있다며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유죄판결만을 부각하여 구체적 내용을 교묘히 왜곡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언론매체의 소비자인 독자는 언론사의 편집정책을 변경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언론사에 대한 불매운동 등의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며 불매운동이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또한 “인터넷 사이트에 광고주 리스트를 게재하거나, 게재된 광고주 리스트를 보고 소비자로서 불매의사를 고지하는 등 각종 방법에 의한 호소로 설득활동을 벌이는 것은 광고게재 여부의 결정을 광고주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는 한 허용된다”고 하여 조중동이 불법이라고 떠들어댄 소위 ‘2차 불매행위’에 대해서도 합법성을 인정했다. 다만 전화와 인터넷 등을 통해 호소한 행위가 “허용된 범위를 넘어섰다”며 이를 업무방해죄 성립에 요구되는 ‘위력’으로 인정하여 유죄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런 법원의 판결은 위력적인 불매운동은 범죄라는 식의 해괴한 논리로, 수많은 사회적 비판이 제기되었고, 이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또한 최근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재임 중 윗선으로부터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에 대해 수사지휘를 받았다고 고백해 수사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언소주는 1심 판결의 부당성에도 불구하고 1심 판결을 존중하여 합법성을 인정받은 범위 한에서 ‘불매운동’에 나섰을 뿐이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언소주가 마치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상습적으로 법을 어기는 것 마냥 호도했다. 조선일보가 인용한 “불매운동이 어떤 방식이 됐든 타인의 행동을 이래라 저래라 강요한다면 형법상의 강요죄, 협박죄에 해당한다”는 전문가 의견은 대체 무슨 말인가? 모든 소비자운동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참으로 몰상식하고 어이없는 주장을 전문가 의견이라고 전달하는 신문이 자칭 1등 신문이라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광고는 기업이 물건을 더 많이 팔기 위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영역”으로 효용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기업이 판단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사회적 분위기나 시장 상황 등 개개 기업의 마케팅 계획, 소비자들의 항의전화로 인한 기업이미지 실추 등 광고 효과를 다시 판단하여 그 시점에서 조중동에 광고를 내는 것이 효과가 없거나, 나아가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경영판단으로 광고를 중단하였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 이번 불매운동대상이 된 광동제약측은 언소주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소비자들과 함께 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언소주 역시 이런 의지를 받아들여 곧바로 불매운동을 철회했다. 이는 ‘자유시장경제’에서 소비자와 기업이 상호작용하는 자연스런 방식일 뿐이다. 이를 두고 ‘범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자유시장경제‘를 부정하는 행위가 아닌가? 조중동의 보도행태야말로 시장경제의 주요 행위자인 개개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판단과 행위‘, 기업의 ’합리적 광고집행‘에 대한 조폭적 협박이자 섬뜩한 폭력이 아닌가?

  

중앙일보는 오늘자 사설에서 “불매운동은 한 기업이 반사회적인 일을 저질렀거나 명백히 도덕성을 상실했을 때에야 정당성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현재 민심이 조중동을 바로 그렇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조중동은 정당한 소비자운동에 대해 공갈협박하기에 앞서 도대체 왜 자신들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광고불매캠페인이 운동으로 발전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누구도 불매운동을 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네티즌과 시민들은 대상 기업과 상품리스트가 선정되자마자 폭발적인 관심과 동참의사를 스스로 나타냈다.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은 이념과 논조 때문이 아니라 숱한 왜곡보도를 일삼는 조중동의 보도행태에 대한 평범한 시민들의 문제의식이 발현된 결과이다. 조중동이 광고불매운동의 근본원인을 외면한 채 스스로의 언론권력을 이용하여 시민들을 협박하는 모양새가 이명박 정권과 꼭 닮아있다. 이명박 정권의 퇴조와 마찬가지로 더 큰 민심의 역풍을 맞을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역시 사법당국에 촉구한다. 우리단체 인사의 실명과 경력을 거론하며 ‘색깔론’ 공세를 펼쳐 명예를 훼손한 점은 굳이 문제 삼지 않겠다. 냉전시대에나 통할 법한 그런 한심스런 저널리즘 수준에 측은함을 느낄 뿐이다. 그러나 독과점신문인 조중동이 신문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온갖 불법․탈법행위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한다고 자처하는 이들 신문들은 정작 스스로 참여하고 있는 신문시장에서 물불 가리지 않고 시장파괴행위를 벌여왔다. 자전거, 비데로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현금을 돌리며 신문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언소주와 일반시민들이 조중동에 대한 직접불매운동이 아닌 광고불매운동을 선택한 것도 이들 신문들이 불법판촉행위를 통해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신문시장을 완전히 왜곡시킨데 기인한 바가 크다. 현재 신문시장은 구독자가 줄어들어도 경영타격을 받지 않는가 하면, 오히려 구독자가 늘수록 경영이 어려워지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신문유가부수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근거도 없이 구독률이 정해져 광고가 집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당장 바로잡지 않으면 조중동 등 일부 거대신문사를 제외한 중소매체, 지역언론 등은 모두 고사할 위기에 처해있다. 그래서 우리는 사법당국에 정중히 요청한다. 법 테두리를 벗어난 불법판촉행위는 당연히 제재돼야 한다. 법도 시장윤리도 안중에 없는 이들로부터 법질서와 자유시장경제를 지키는 방법은 더욱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밖에 없다고 믿는다. 사법당국은 자유시장경제를 유린하는 조중동의 범죄행위에 대해 즉각 수사에 나서기 바란다.(끝)

  

  

2009년 6월 10일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을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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