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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JTV 전주방송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한다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5.

JTV 전주방송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한다

  JTV 전주방송 노조가 10월 26일 오전 0시를 기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뉴스와 생방송 프로그램 등이 파행을 빚고 있어 시청자의 알 권리가 크게 침해받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주방송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방송위원회의 지상파 재허가추천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JTV 전주방송 노조는 을 통해 이번 파업은 “단순히 조합원 수를 몇 명 늘리고 수당 몇 푼을 더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방송을 통한 지역성 구현과 지역발전, 지역문화 창달이라는 지역 민영방송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는 방송사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JTV 전주방송의 속사정을 공개했다. 노조는 회사가 이익을 내는 데만 급급해 지상파방송 초유의 녹화뉴스를 방송하고, 휴일 수당을 줄이기 위해서 주말 오후 뉴스를 폐지했다고 주장했다. 또 현업부서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인력배치와 인사를 계속해왔고, HD방송을 준비하기 위한 장비구축예산을 반영하지 않아 프로그램 제작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노조는 JTV 전주방송은 최근 3년 동안 11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이익금을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서가 아닌 주주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배당액으로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회사가 3년간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순이익의 30%에 이르는 33억원을 퍼줬다는 것이다. 사장의 편성권 개입도 지나치다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제작부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부 프로그램 문을 닫거나 포맷이 변경되고, 폐지됐던 프로그램이 되살아나는 등 사장의 편성개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벽부터 생방송 준비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밤사이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HD 방송 장비 구입 역시 회사의 자금사정을 고려해 늦춘 것일 뿐 앞으로 차차 구입할 계획이며, 3-4%의 배당 이율은 주주들의 투자액에 비하면 결코 높은 비율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나아가 회사측은 노조측이 직원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능력급제 도입을 수용해야만 노조가 내건 요구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북지역이 경제력 면에서 전국 최저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광고수입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지역방송사로서는 최악의 경영 환경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TV 전주방송이 지난 3년간 비슷한 환경의 타 민영방송사에 비해 상당한 순이익을 냈다. 이런 결과는 장래가 불투명한 지역지상파 방송사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방송종사자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터이다. 마땅히 박수를 받을 일이다.

  하지만 파업에 돌입하면서 밝힌 노동조합의 자기고백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한 해 수십억 원에 이르는 이익금이 제작인력을 축소하고, 노후장비를 방치하며, 편법적인 FM라디오 아웃소싱에 이르기까지 제작여건을 희생시킨 대가로 만들어 진 것이라면, 또한 그것이 지역방송으로서 본령이라 할 방송의 공공성과 지역성 그리고 질적 개선을 포기하는 대가로 달성된 것이라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특히 경영 개선과 이익 창출이 구성원들의 합의와 협조를 전제로 하지 않은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방식에 의한 것이었다면, 더욱 큰 문제다.

  지역민방이 자본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왜곡되고 있다는 평가는 낯설지 않다. 제작환경을 악화시킨 대가로 만들어진 수익금이 매년 착실히 주주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의 주장대로라면 JTV 전주방송의 모습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회사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 ‘지역방송의 인력부족 및 투자미흡 등 민영 방송사 공통의 고질적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지만, 이는 역으로 지역민방에 대한 대주주들의 왜곡된 인식을 확인해 주는 대목이다. 경영수익이 발생할 때, 최우선의 고려사항이 제작환경 개선 등 지역방송으로서의 공공성 및 지역성, 질적개선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주주들의 몫을 챙겨주는데 있었다는 말과 상통하기 때문이다.

  지상파방송의 위기, 특히 지역지상파의 고사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질 높고 좋은 방송을 위한 재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지금 당장은 달콤할지 몰라도 방송장비 투자와 제작여건을 희생한 대가로 이룩한 경영 개선은 제살 깎아먹기다. 급변하는 방송 환경 속에서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다 보면 결국엔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

  방송위원회는 현재 지상파방송에 대한 재허가추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민사회에서는 재허가 심사가 요식행위로 전락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역민방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상당수 지역민방들이 당초 도입취지 및 존재목적을 망각한 채 대주주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파업은 그런 의미에서 호기일 수 있다. 특히 ‘프로그램 공익성 지수 도입’과 ‘방송재투자 의무비율 설정’ ‘시청자위원 노사 공동추천’ ‘인력운용 위원회 가동’ ‘편성위원회 규약개정-위원 노사 동수 구성’ ‘사외이사 노조 추천’ ‘공정방송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및 규약 신설’ 등을 포함하고 있는 노동조합의 요구는 지역민방의 위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의미있는 제안이다. 우리는 조속한 시일 내에 노사 간의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이 문제가 논의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지역지상파방송사로서의 JTV전주방송의 공공성과 지역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2007 11월 8일
(사)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장낙인, 권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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