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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사업 2심 판결과 지역언론보도(06.01.11)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 새만금사업 2심 판결과 지역언론보도

- <“새만금 계속 추진”…전북 도민의 승리>(전라일보)
  <“새만금방조제 공사 재개”-내년 3월 완공…서울고법 항소심 원고청구 기각>(전북일보)
  <새만금사업 계속 추진한다>(전북도민일보)
  <새만금사업 계속 추진-항소심 “중단할만한 중대한 흠 없다”…내년 3월 물막이 공사>(새전북신문)
  
  서울고법이 1심 재판부의 판결을 뒤집고 새만금사업계획 취소 청구소송에서 환경단체 등의 요구를 기각결정했다. 당연히 전북지역언론들은 일제히 이를 환영하고 나섰다. 더불어 새만금의 주역이라 할 만한 강현욱지사의 노력과 새만금과의 인연을 부각시키는가 하면(전라일보 1면 <“강현욱 지사와 새만금의 인연”-20년 희노애락, 인연아닌 필연>) 전라북도의 후속대책을 상세히 전하기도 한다.
  반면 또다른 재판당사자인 환경단체의 입장을 전하고 있는 신문은 새전북신문과 전북일보 등으로, 전라일보의 경우 만평을 통해 최근 황우석교수파문을 패러디 해 붉은 머리띠를 동여 맨 환경단체가 또다시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새만금발목잡기라는 “원천적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고 매도하고 나서기도 했다.

언론보도와 관련한 평가 기준

  - 언론보도의 생명은 진실추구에 있다는 점을 우리는 황우석교수 파문을 통해 분명히 확인한 바 있다.
  언론보도와 관련한 평가의 기준은 크게 세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우선 정확성이다. 이는 관련보도가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느냐의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황우석교수파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 비록 그것이 ‘국익’과 관련된 문제라 하더라도 실체적 진실에 대해서까지 왜곡이 개입한다면 이는 엄청난 후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와관련 새만금보도는 과연 정확성 즉 사실보도 측면에서 제대로 보도하고 있는가하는 문제가 평가됐다.

  두 번째는 공정성이다. 특히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민주사회의 다양성에 기초해 대부분의 사회현상은 서로다른 이해관계 또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과 집단들간 서로다른 견해가 표출되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한 집단의 이해관계를 일방적으로 대변하기 보다는 다양한 집단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얼마나 공정하게 반영하고 있는가의 문제는 공론장으로서의 언론기능에 비추어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이는 특히 언론이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했을 때, 독자로 하여금 또는 국민들로 하여금 해당 사안에 대한 판단가능한 정보제공기능을 주임무로 한다고 했을 때 자사의 입장에 의해 취사선택된 정보만을 일방적으로 제공하거나 자신의 판단을 강요하는 형식의 보도태도로 일관할 경우 국민여론이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공론형성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미래지향성이다. 즉 대안을 찾아가는 보도태도를 취해야 한다.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반하면서 동시에 해당 사안의 발전적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미래지향적 보도태도라 할 수 있다.
  가령 황우석교수 파문과 관련해서 최근 거의 모든 언론이 이제는 황우석의 거짓말 까발리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오히려 바람직한 것은 진실을 밝히는 것과 동시에 우리 과학계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의제를 설정해가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새만금과 관련해서도 미래지향적인 보도 즉 새만금과 관련해 제시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조율해갈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의제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세가지 지점이 언론보도와 관련한 비평의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전북지역언론의 새만금관련 보도에서 나타나는 구체적 문제점

- 우선 사실보도의 문제 즉 정확성의 문제다.
사실보도는 그 어떤 기준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그것이 언론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새만금사업이 전북지역이 아무리 중요한 문제이고 설령 그것이 국익과 관련한 문제라해도 사실보도의 대원칙을 훼손할 아무런 명분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론 이익이 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큰 틀에서는 반드시 그 후과가 따라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우석관련 보도에서 이미 확인한 바 있다.
새만금과 관련한 보도에서는 무엇보다도 사실보도에 있어서 많은 문제들이 지적되어 왔다.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으며, 관건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수질문제와 경제성문제 등에서도 왜곡과 편향된 정보제공은 다반사로 나타나고 있었으며, 새만금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이정도 쯤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지역언론의 태도였다.
  갯벌생성론에서부터 시작하여 수질개선론, 경제성에 대한 부풀리기 등이 일상적으로 나타났으며, 재판결과와 관련해서도 그 결과에 대한 사실적인 보도보다는 자의적 기준에 의한 인용보도가 주를 이뤄왔다. 특히 그것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일 경우 그 정도는 심했다. 지난 1심 재판결과에 대해 아예 판결내용에 대해 거의 보도하지 않았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새만금사업과 관련해 사실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하는 것은 새만금사업이 거의 완성단계에 있으며, 전라북도의 계획과 희망처럼 동북아물류 거점지역이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환상을 사실처럼 보도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재판부도 명시하고 있다시피 당초 농지조성계획이 명시적으로 변화된 것은 전혀 없으며, 그 시행청도 농림부라는 사실에서 전라북도의 장밋빛 환상은 실체가 없다. 더욱이 전체 공정 중 방조제공사라는 일부 사업을 새만금사업의 전체공정인양 보도하고 있는 것은 더더욱 잘못이다. 아직 내부개발사업은 착수조차 하지 못한 상태이며, 방조제 완공 후 내부개발까지 진행되기위해서는 최소한 몇십년의 시간이 필요한데도 이를 제대로 알려주는 매체는 거의 없다.
  
  다음은 공정성의 문제다.
  새만금사업은 매립을 통한 복합산업단지로의 추진을 요청하는 입장과 갯벌 유지를 통한 친환경개발 입장 등 다양한 의견이 상충하고 있는 문제이다.
문제는 이런 다양한 입장과 의견들이 언론보도를 통해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전라북도민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자신의 판단에 의해 선택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관련 주장과 입장 자체가 온전히 전달되지 않음으로써 판단의 기회를 사실상 차단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도민들이 새만금사업과 관련한 여러 집단들의 주장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고 있을까? 왜 갯벌을 살려야 된다고 주장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을까? 왜 수질이 문제가 된다고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을까?
  오히려 전라일보의 만평처럼 환경단체의 주장은 무조건 전북발전에 대한 음해이자 딴지걸기라고 폄하하고 나섰던 것이 지역언론의 그동안의 보도태도였다.
  하지만 진실로 새만금이 전북발전의 희망이 되기를 원한다면 더 이상 이러식의 편가르기 보도나 일방적인 정보차단은 사라져야 한다. 그렇게 도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미래지향적인 보도태도일 것이다.
  즉 대안을 찾아가는 보도여야 한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지역언론들은 현안에 대한 보도는 있을 지언정 그 미래를 살피고 공론을 만들어가기 위한 의제설정에는 대단히 인색하다.
  이번 새만금 2심판결을 제대로 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의아해 할 만한 중요한 사실이 있다. 뭐냐면 1심 재판부의 판결과 2심 재판부의 판결이 이처럼 정반대로 나타난 이유가 뭐냐는 것이다. 당연히 제기되어야 할 의문이며, 그 의문으로부터 새만금사업에 대한 더욱 활발한 토론의 공간이 제기되어야 마땅하다.
  1심 재판부나 2심 재판부의 판결에 영향을 미친 가장 핵심적인 판단은 여전히 새만금담수호의 수질을 보장할 수 있느냐, 향후 어떤 식의 개발방향을 설정할 것이냐 그로부터 경제성을 보장할 수 있느냐 등의 문제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1심 재판부는 향후 개발방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조건에서 다양한 주장이 쏟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수질문제와 경제성 문제 등에서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양자간의 합리적인 토론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판단한데 반해,
2심 재판부에서는 비록 문제가 있다고 할지라고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초 정부의 계획을 취소할 이유가 없다는 판결이었다.
  결국 새만금의 미래에 대한 공론의 형성이 가장 중심적인 과제로 나선다는 의미이며 그 과정에서 수질문제 등은 선결적 과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언론의 보도는 당연히 그 부분에 집중되어야 하지 않을까? 도민승리 운운하기보다는 새만금의 수질은 과연 보장할 수 있는 것인지, 어떤 내부개발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것인지 토론의 공간을 마련하고 제시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 아닐까?

새만금사업 등과 관련한 지역언론의 바람직한 보도태도

  - 앞선 지적처럼 정확성과 공정성을 견지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보도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리하다고 숨기고 유리하다고 뻥튀기한다면 단기간의 이득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고있는 사실이다.
  오히려 불리한 사실일수록 철저하게 파헤쳐 새만금을 성공시키기 위한 밑거름으로 삼아야지 일부 정치꾼들의 논란에 부화뇌동하면서 도민들의 미래를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에 편승한 보도태도를 보이는 것은 더더욱 지양되어야 할 태도다.

  그렇다면 미래지향적인 언론의 바람직한 새만금보도는 어떻게 설정되야 할 것인가? 당연히 새만금의 바람직한 내부개발 방향에 대한 토론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수질문제와 경제성의 문제 등을 검토해가야 한다. 무엇하다 명확히 제시된 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안된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 수질문제는 어떤 식으로의 개발이 되었든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에서철저하게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내부개발의 방향도 마찬가지다. 2심 결과가 나오자마자 3월 방조제완공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밀어붙이기에 나설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토론의 과정에 먼저 나서야 한다. 만약 대법원에서 1심과 마찬가지 결과가 나온다면 그땐 어떡할 것인가. 막아놓은 방조제에 대한 허물기공사에 나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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