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광고, 상위 독점 너머 극단적 롱테일… 무자격 언론 걸러낼 진입 장벽 필요”
전북지역 언론 공공성 강화 위한 정부광고 제도 개선 토론회 개최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네트워크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공동 주최하고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이 주관한 ‘전북지역 언론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부광고 제도 개선 토론회’가 지난 11월 3일(화) 오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토론회는 ABC협회 부수 공사 및 열독률 지표의 신뢰성 상실 이후 객관적 집행 기준 없이 단체장의 자의적 재량권으로 집행되어 온 지방정부 홍보비 집행 실태를 분석하고, 풀뿌리 지역 언론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도 개선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발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전북 지자체 5년간 행정광고비 1,790억 원 집행… 상위 21% 매체가 전체 예산의 85% 독점, 하위 78% 매체는 100만~200만 원 ‘소액 쪼개기’ 배분 실태 드러나
- 도내 주요 일간지 매출의 40~50%가 지자체 광고… 사실상 지방정부가 언론사의 ‘최대 대주주’로 기능
- 발제자들, “법인 등록·4대 보험·자체 취재 비율 등 5대 최소 기준 마련 및 독립 거버넌스 ‘지역미디어공공성위원회’ 설치 시급” 제안
- 언론계·학계·공무원노조·전북도의회 등 참석… “사이비 기자 횡포 근절하고 건전한 언론 생태계 복원 위해 객관적 집행 기준 제도화해야” 한목소리





이날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손주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방정부 홍보예산 집행 구조 분석」을 통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전북 내 지자체가 집행한 5만여 건(1,790억 원)의 정부광고 데이터를 공개했다. 손 사무처장은 ABC협회 부수 공사 및 열독률 지표의 신뢰성이 무너진 이후 객관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단체장의 자의적 재량권으로 예산이 집행되는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고 짚었다. 특히 최근 5년간 전체 정부광고 중 지방행정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44.47%에서 48.13%로 상승하여 지방정부가 언론사의 최대 광고주로 자리 잡았으며, 인구 소멸 위기를 겪는 비수도권 도 단위 기초지자체일수록 홍보비를 과도하게 집중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 지역의 경우 5년간 약 1,790억 원(5만여 건)의 행정광고비가 지출되었는데, 계약 건수의 79%는 인쇄·인터넷 매체에 몰려 있으나 금액의 53%는 방송과 옥외 매체에 집중되어 있었다. 특히 상위 38개 매체(약 21%)가 전체 예산의 85%를 차지하고, 나머지 140여 개 하위 매체(78%)는 건당 100만~200만 원 수준의 소액 쪼개기 방식으로 15~20%를 배분받는 기형적 양극화가 뚜렷했다. 또한 전북도청의 광고 집행을 분석한 결과 도내 15개 종이 일간지의 지분율이 총예산 증감과 무관하게 5년 내내 고정된 비율로 배당되고 있었으며, 도내 주요 일간지의 매출 대비 지자체 광고비 의존도가 40~50%에 달해 지방정부 세금이 신문사의 유일한 생존 기반이자 실질적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단체장의 자의적 배제 및 재량 조항을 삭제하고, 민관 독립 거버넌스인 '지역미디어공공성위원회'를 설치하여 지원 사업 기획, 공모, 심사, 사후 평가를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지역 정부광고와 지역 언론 진흥을 위한 지원」을 주제로 발표하며, 하위 다수 매체가 극단적인 ‘롱테일(Long-tail)’ 분포를 형성하며 공적 재원을 낭비하고 있는 전국적 실태를 짚었다.
지자체가 관내 언론사에 집행한 2,354억 원 중 하위 90%에 달하는 2,389개 매체가 전체 파이의 20%(약 432억 원)를 놓고 소액으로 연명하고 있으며, 이는 세금이 지자체와 영세 매체 간의 유착 및 악성 민원 무마용으로 사유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대표와 기자 1명이 보도자료를 AI로 복사해 기사화하거나 휴대폰 영상을 올리며 여러 제호를 등록해 한 해 1억 8천만 원을 수령하는 사례, 선거철 급조 여론조사를 벌이는 사례, 기자연합회를 결성해 무더기 정보공개청구와 소송을 빌미로 광고비를 요구하는 사례 등을 지적했다.
김 실장은 헌법상 언론의 자유와 세금 지원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광고 집행의 최소 5대 기준을 제시했다. 그 기준은 개인사업자를 배제한 '법인 등록 언론사', 집행 시점 기준 최소 '2년 이상 정상 발행', 고용 노동자 전원의 '4대 보험 완납 및 실질적 근로계약서' 제출(인센티브·프리랜서 기자의 영업 관행 차단), 독립된 '편집위원회 설치 및 편집규약 제정', 네이버 제평위 기준에 준하는 '자체 생산 취재 기사 일정 비율 충족'이다. 아울러 지방의원이나 홍보 담당 공무원이 직접 광고 선정에 개입하는 관행을 중단하고,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전문가 중심의 독립 심의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부당한 광고비 요구 및 광고 삭감을 통한 취재 외압을 고발할 수 있는 공적 제보센터(옴부즈맨)를 설치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정기 감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지정 토론에서는 언론계, 학계, 시민사회, 행정 기관 등 다양한 주체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토론 1: 조성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조성은 수석부위원장은 신문 산업의 구독료 기반 선순환 구조가 완전히 붕괴된 현실에서 대기업 광고가 풍부한 서울 중앙 매체와 달리 지역 매체는 민간 경제력 부족으로 지자체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호남권 언론사는 수도권이나 부울경에 비해 재정 규모가 더욱 영세하여 노조 전임자조차 두기 어렵고, 현업과 노조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사주의 이익이나 편집권 침해에 쉽게 노출되는 악순환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조 수석부위원장은 정부광고가 지역 언론을 지탱하는 불가피한 버팀목이라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주민 혈세로 집행되는 만큼 함량 미달의 무자격 언론까지 부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불량 매체의 비윤리적 행위가 현장에서 성실하게 취재하는 일반 기자들의 신뢰까지 떨어뜨리고 있으므로, 자격 검증 기준을 강화해 저널리즘 책무를 다하는 언론사에 재정이 집중되도록 유도해야 지역 언론 생태계와 지역 균형 발전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 2: 최용준 전북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최용준 교수는 지역 방송 뉴스의 40~60%가 동일하고 대다수 지역 신문이 지자체 보도자료를 단순 전재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 학계와 시민사회의 비판이 심증에 머물렀을 뿐 비판적 기능 부재를 입증할 객관적 실증 데이터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동원 실장이 제안한 기준안에 원론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과거 ABC협회 지표 도입 시도 당시 일어났던 극심한 반발과 소송 사례를 상기시켰다.
최 교수는 외부에서 강제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언론노조와 언론계 내부에서 먼저 합의를 도출하고 자율적인 기준을 수립한 뒤 이를 입법이나 조례로 연결하는 상향식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행정 광고가 단순 홍보뿐 아니라 지역 정책과 행사를 주민에게 결집시키는 순기능도 가지므로, 무조건적인 예산 감축보다는 자의적 집행을 통제할 감시 체계 구축이 우선이라고 보았다.
토론 3: 박정희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박정희 사무국장은 부산 지역 역시 지자체 광고의 35%가 중앙 매체로 유출되고 소수 상위 매체가 80% 이상의 광고비를 독점하는 등 전북과 유사한 양극화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김동원 실장의 기준안 중 자체 기사 생산 비율이나 엄격한 법인화 요건이 자칫 건전하게 활동하는 소규모 풀뿌리 대안 언론이나 신생 스타트업 매체에 불리한 진입 장벽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하며, 신규 진입 매체를 육성할 수 있는 세심한 투트랙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단체장의 자의적 쌈짓돈으로 쓰이는 단순 홍보성 광고 예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절감된 재원을 '지역 언론 활성화 지원 기금'으로 전환하여 심층 기획 보도와 공공 콘텐츠 제작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예산 성격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고 선정 기구가 과도한 권한을 가질 경우 외압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문체부 가이드라인을 기본으로 수용하되 위원회는 공공성 평가와 정책 수립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 4: 김종철 부안독립신문 편집국장
김종철 편집국장은 주민 성금으로 창간된 풀뿌리 지역신문의 경험을 바탕으로, 법과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기존의 예산 집행 지침과 언론 윤리를 지키지 않는 행정과 언론의 유착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비판했다. 군청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즉각 광고가 끊기는 반면, 일부 사이비 기자들은 보도자료를 베껴 쓰며 광고비를 챙기거나 친인척 업체를 통해 지자체 납품 특혜를 받고 수의계약 수수료의 30%를 리베이트로 요구하는 범죄적 행태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 국장은 공공기관이 언론사 경영난을 구제하기 위해 광고를 집행해서는 안 되며, 효과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순수 광고비'와 공익 기획 기사를 심사해 배정하는 '진흥 지원금' 기준을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광역 단위 위원회만으로는 기초지자체 현장의 구체적 비리와 무자격 기자를 걸러내기 어려우므로, 시·군 단위에서도 조례를 통해 1년에 한 번씩 관내 출입 신문사의 실제 기사 품질과 지역성 기여도를 철저히 실사하는 평가 기구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 5: 신동호 전북특별자치도 대변인 공보행정팀장
신동호 공보행정팀장은 행정 광고가 상업 광고와 달리 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므로 단순 클릭 수나 열독률 등 정량적 수치만으로 효과성을 재단하기 어려운 정책적 고충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북도 차원에서 2025년부터 정부광고 집행 기준을 자체 마련해 보완해 나가는 과정에 있음을 밝히며, 전북도의 지출 현황이 전국적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토론회에서 제기된 상위 매체 쏠림, 무자격 매체 난립, 효과성 평가 결여 등의 지적을 적극 수렴하여 향후 도 차원의 광고 집행 기준을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플로어 토론에서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북연맹, 도민, 도의원 등의 현장 발언이 이어졌다.



- 우희창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은 “정부광고 시장이 무자격 불량 매체에 무차별적으로 세금을 쥐여주고 있다”며 “최소 요건을 갖춘 정상 매체에 대폭적인 지원을 집중해 언론사들이 스스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도록 유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오정후 전북연맹 위원장 권한대행(공무원노조)은 “자격 없는 사이비 기자들이 군청에 들어와 광고비를 협박하고 공무원에게 폭언을 일삼는 폐해가 극에 달해 있다”며 행정과 언론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객관적 자격 검증 시스템 도입을 강력히 호소했다.
- 김대원 정읍시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저널리즘의 여러 원칙 가운데 개인의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에 근거해 보도하는 '객관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어 국내 기사의 절반 이상이 확실한 근거 없는 소설이나 풍문 수준의 보도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법과 제도 정비도 필요하지만 언론 개혁의 본질적인 출발점은 저널리즘 원칙과 기본 소양을 제대로 갖춘 기자가 현장에서 활동하는 데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함량 미달인 일부 기자들의 문제로 인해 전북 14개 시·군 공무원노조가 현장에서 지속적인 갈등과 법적 분쟁을 겪고 있는 실정을 전하며, 언론 전문가들을 향해 '진정으로 좋은 기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기준과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였다.
- 송재영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도의원은 “지자체 홍보비가 단체장의 입맛대로 쓰이는 구조를 바로잡아 달라는 청년 언론인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었다”며 “토론회에서 제안된 독립 기구 설치 등 실질적인 대안이 도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도의회 차원에서도 조례 제·개정 등 입법적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번 토론회에서 도출된 세부 과제와 통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도내 시·군 지자체 및 의회를 상대로 자의적 홍보비 집행 규정 개정과 공공성 평가 지표 수립을 촉구하는 제도 개선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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