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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와 전북언론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 한미FTA와 전북언론

▷ 조사대상 : 전북일보, 새전북신문, 전라일보, 전북도민일보
▷ 조사기간 : 2006년 6월 1일 ~ 2007년 2월 28일

  한미FTA 8차 협상이 막을 내렸다. 여러 분야에서 상당부분 합의에 이르긴 했지만, 과연 우리가 실익을 제대로 챙겼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특히 협상시한을 못박아두고 지나치게 조급한 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최근에는 대통령까지 나서 시한에 구애받지 말고 철저히 실리 위주의 협상에 임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물론 그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최소한 지금 진행되고 있는 협상이 지나치게 조급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여론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한미FTA협상은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뒤바꿔놓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매 협상 쟁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언론의 직무유기가 심하다는 평가다.

  농도를 자임하는 전라북도의 경우 이번 협상결과로 산업구조의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농민단체를 비롯한 민중진영의 극심한 반발에 직면해왔다. 하지만 도내언론은 다른 사안에 비해 지나치게 소극적인 보도에 나서는가 하면, 광고수주를 기점으로 홍보성기사에 치중한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가. 조사개요

  전북민언련에서는 이번 한미FTA 문제가 특히 취약분야인 농산물 등에 대한 직접적 타격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농도인 전라북도에 막대한 변화가 불가피한데도 불구하고 지역언론이 이를 제대로 조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지난 1차협상 때부터 최근까지의 지역신문 보도를 종합 분석하게 됐다.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 새전북신문 등 4개 신문을 대상으로 작년 6월부터 올 해 2월까지 총 9개월분의 보도기사를 종합 분석했다.

  우선, 전체 보도량을 분석했다.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보도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다. 특히 관련기사의 유형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보도비중에 대한 좀 더 분명한 해석이 가능하다.

  두 번째로는 각 기사들이 어떤 내용으로 이뤄졌는지를 살펴봤다. 한미FTA 관련보도에서 각 신문들이 협상의 쟁점들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전달하는지 그리고 지역에 미칠 파장과 대응방안에 대해 심층보도하고 있는지 등을 살폈다.

  세 번째로는 시기별 보도방향을 살펴봤다. 이는 지역신문들의 한미FTA 관련보도가 어떤 목적과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농산물 분야가 쟁점이 되었을 경우의 보도방향과 타 쟁점이 불거졌을 때의 보도방향의 차이, 도내 농민단체 및 민중진영의 반대시위가 이뤄질 때의 보도방향, 한미FTA 체결지원단의 광고를 수주했을 때의 보도태도 등이 평가대상이었다.


  나. 보도량 분석



  우선, 전체보도건수는 총 218건이었다. 매체별로는 전라일보가 68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북일보가 그 뒤를 이었다. 매체별로 한달 평균 7건의 기사가 실렸던 셈이다.
  다른 사안 즉 최근 현대차문제와 비교할 때 1/4 정도다. 현대차문제의 경우 평균 하루 한건의 기사가 실렸다. 물론 새만금사업이나 방폐장의 경우 이보다 훨씬 높은 보도비중을 보이고 있다. 다시말해 지역신문들이 상대적으로 한미FTA 관련보도에 대단히 소극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해당 기사들의 유형이다. 해당 기사들의 유형을 분석해보면, 협상소식에 대한 단순소개 및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시위 등에 대한 대한 단순전달 등 스트레이트기사가 70%에 육박한다. 반면 해설기사나 사설 등 자사의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 기사건수는 총22건으로 10%가 채 안된다. 이 중 해설기사의 대부분은 연합뉴스 등을 그대로 인용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지역의 입장에서 한미FTA를 해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지원단 광고는 매체마다 2건씩 8건이 실렸으며, 변별 머리기사로 처리된 경우도 매체마다 각 2건씩에 불과했다.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기사비중이 현저히 낮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한미FTA에 대한 각 기사의 성격을 분석한 결과 찬성입장이 33%, 반대입장의 편집이 50.5%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대부분의 기사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시위를 단순전달하는 기사였던 데 기인한다.

  하지만 매체별로는 약간씩 차이가 났는데, 전라일보의 찬성비중이 가장 높았고,
반대비중에서는 새전북신문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다. 내용분석




한미FTA 관련보도에서 각 신문들이 협상의 쟁점들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전달하는지 그리고 지역에 미칠 파장과 대응방안에 대해 심층보도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봤다.
우선 최소한이라도 관련기사가 쟁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지 또는 지역의 대응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전체 기사의 19.7%가 여기에 해당됐다. 나머지 기사 들은 대부분 쟁점해설이나 분석없이 단순한 시위관련 기사거나 협상 진행소식에 대한 개괄이었다. 특히 지원단의 입장을 반영한 홍보성기사도 6.9%나 됐다.
결국 지역신문들은 이번 협상에 대해 그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거나 소홀히 했으며, 독자적인 취재노력도 능력도 보이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라. 시기별 보도방향

  세 번째로는 시기별 보도방향을 살펴봤다. 이는 지역신문들의 한미FTA 관련보도가 어떤 목적과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농산물 분야가 쟁점이 되었을 경우의 보도방향과 타 쟁점이 불거졌을 때의 보도방향의 차이, 도내 농민단체 및 민중진영의 반대시위가 이뤄질 때의 보도방향, 한미FTA 체결지원단의 광고를 수주했을 때의 보도태도 등이 평가대상이었다.



  우선, 1차협상이 시작된 7월에 가장 많은 보도건수를 보이고 있다. 그 다음이 9월로 반대시위가 본격화된 시기였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홍보기사의 보도시기이다. 표에서 보는 바와같이 홍보기사의 보도비중이 늘어난 것은 9월과 12월이다. 9월의 경우 전체기사 가운데 홍보기사의 비중이 18.8%로 나타났고, 12월의 경우 20%로 나타났다. 전체평균 6.9%와 비교할 때 3배 가까운 수치다. 문제는 이때가 바로 FTA체결지원단의 전면광고가 각 신문에 실린 시점이라는 점이다. 즉 각 신문들의 지원단의 전면광고에 홍보기사로 충실히 보답한 셈이다.

이외에도 각 신문별 보도태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쟁점해설 등 심층적인 내용이 가장 많은 신문은 새전북신문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사 가운데 38.1%가 여기에 해당된다. 그 다음은 전북일보로 25%를 나타냈다.
반면 전라일보는 2.9%만이 쟁점해설 기사로 분류됐다. 단순전달기사 비율 역시
전라일보가 77.9%로 가장 높았다.

홍보기사의 경우 전북도민일보가 13.6%로 가장 높았고, 전북일보가 4.7%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마. 종합평가

  무엇보다 한미FTA가 지역의 산업구조 전반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밖에 없는 중대사안이라는 점에 비추어 지역언론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자동차 문제를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현안으로 분류하면서 지자체차원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하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기사량이나 기사내용 등에 있어 대부분의 기사가 단편적인 시위소식 전달에 그치고 있었고, 광고수주를 대가로 홍보기사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눈앞에 보이는 문제에 대해서는 민감할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진행될 산업구조 전반의 변화에 대해서는 둔감하거나 무능력한 지역언론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겠다.

  이런 결과는 지역언론이 독자적인 취재여력도 부족하거니와 이번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에 대한 인지가 떨어지고 있음을 확인케 해주는 동시에, 입만 열면 되뇌이던 지역경제발전이라는 구호가 얼마나 불충분한 상황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는지를 확인케 해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전라북도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대외정책연구원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한미 FTA 후 도내 농산물 생산변화’보고서에 한미 FTA체결 이후 도내 농업생산액은 축산과 과수, 채소 농가를 중심으로 연간 1248억~2466억이 감소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관심있게 보도한 것은 전북일보와 전라일보 뿐이었다. 전북일보는 2월 13일자 <한미FTA 농산물피해액 연 2500억>라는 기사와 [사설]<전북농업, 한미FTA 피해 최소화해야>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보도했고, 전라일보도 2월 13일자 머리기사로  (FTA타결 지역경제 '휘청')을 실었다. 반면 전북도민일보와 새전북신문은 관련내용에 별다른 비중을 두지 않았다.
  이 사례는 지역신문들이 한미FTA와 관련한 보도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비단 취재능력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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