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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V 시사기획 판 <6월 20일 방송 ‘농촌 체험마을 대해부’>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JTV 시사기획 판 <6월 20일 방송 ‘농촌 체험마을 대해부’>


‘환경감시기능’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매스 미디어의 역할은 바로 이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며 이는 일반적으로 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수행된다.

각종 시사정보가 판을 치는 현대사회이지만 지역내에서의 사정은 다르다.
전북 지역만해도 KBS의 ‘무허가’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JTV 또한 ‘현장다시보기’외에는 뚜렷한 시사프로그램이 없었다.
상반기 개편을 통해 ‘심층취재와 새로운 의제 설정, 공론의 장을 지향하는 기획취재물’을 표방하며 첫 방송을 시작한 시사기획 판은 그런 의미로 상당히 좋은 평을 받았다.
<시사기획 판>은 보도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현상의 단순보도에 그치는 정규 뉴스 프로그램 한계를 넘어 사건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기획보도물의 모습을 띠고 있다.
“조손가정이라는데”를 시작으로 출범한 이 프로는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역내 다양한 사건과 문제들을 비교적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광우병, 한우농가 어디로’, ‘재개발, 서민은’, ‘혁신도시 흔들리나’ 같은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 프로는 우리 주변에 산적한 이러한 문제들의 환기를 통해 지역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 문제가 먼나라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들의 삶이며 지역의 일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있다.

6월 27일 방송된 <농촌 체험마을 대해부>는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농촌 체험마을 지정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있다.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비교하여 실패의 원인이 어디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비교사례를 통해 도출해내고 있다.
농촌 체험마을의 성공 사례만이 각광받고 있는 현실에서 체험마을의 음양을 들춰낸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칭찬되어지면서도 이 프로그램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첫째는 전반적인 도입부 설명이 부족하다. 즉 농촌체험마을 선정기준이 무엇인지 잘 나오지 않았으며 선정 기준이 있음에도 무분별하게 농촌체험마을을 수락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한 내용 설명이 부족하다. 시청자들이 ‘농촌 체험마을 실패 사례가 드러나는 와중에도 도에서 체험마을을 27개로 확장한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풀기가 애매하다.

둘째는 영상에 대한 부분이다.
의도적인 영상 편집이 의심되는 부분이 보인다. 담당 공무원들이 농촌체험마을 허가를 무분별하게 내주고 있다는 지적을 하면서 의도적인지는 모르겠으나 공무원들이 헛짓을 하고 있는 모습(핸드폰을 만지고 있다거나, 발을 떤다거나)들을 보여주고 있다. 짧은 시간에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는 이해된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들의 나태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공무원들이 무능하게만 보여 시민들의 불신을 유발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든다. 담당 공무원들이 사태해결을 위해 대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입장도 좀 더 조명되었다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다.

셋째, 인터뷰어가 한정되어 있어 찬성과 반대 입장의 주민들의 인터뷰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평이다.
실패 원인을 말하는 사람들이 이장 등 특수관계인 몇 명에 한정되어 있다.
농촌 체험마을로 지정된 것을 잘모르는 주민과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의 입장을 균형있게 실어 실패 원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비교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넷째, 시사기획 판에서는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는 전문적인 인력이 없다는 것을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전문적인 인력의 의지가 중요한 요소임에는 분명하나 도의 사전․사후 평가시스템 문제도 중요한 실패 요인중에 하나이다.
전북도에서 체험마을 담당자 교육을 1년에 2번 할까말까 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속적인 재교육을 통한 관심 고조와 전문인력의 임금 강화, 체험마을 선정 후 관리소홀 등을 해결하여 농촌체험마을 살리기 위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프로그램에서도 선정 기준이 무분별하고, 공적자금을 운영하는 전북도의 행태가 무사안일하며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으나 그런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라는 제작진의 목소리가 미비했다.

시사프로그램 문제점으로 사건을 나열하기에 급급하고 대안제시가 부족하다는 점이 자주 지적된다. ‘시사기획판’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이루어졌다.
전체적으로 네거티브적인 분위기이며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성공사례를 분석하여 보여주는 수준에서 끝난다는 것이 그것이다.

고발프로그램들은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의 분노에 기대고 있다. 따라서 분노의 위험성과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한다.
시청자들의 분노가 잘못된 방향을 겨누고 있지는 않은지, 고발프로그램이 그것을 조장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어떻게 하면 변화의 에너지로 승화시킬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시청자의 분노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지녀야할 기본적인 자세이며 <시사기획 판>에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문제의식이 좋았던 만큼 건강한 고발프로그램이 되길 희망한다.


2008. 07. 09
<전북민언련 지역방송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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