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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전북주요뉴스 '피클'

난데없는 익산 금괴 매장설, 흥미성 보도에 주의 필요하다는 당부는 뒤로 밀려(뉴스 피클 2021.03.09.)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1. 3. 9.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익산의 금괴가 매장되어 있다는 소문이 지역 사회에 돌고 있다고 합니다. 주현동 옛 농장 지하에 일본인이 남기고 간 금괴 2톤이 매장되어 있고 특정 인물들이 이를 발굴하려 한다는 내용인데요, 일부 언론들이 흥미성 이슈로 해당 사안을 다루면서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는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익산 금괴 매장설

익산 주현동 옛 일본인 농장 사무실은 현재 익산시 소유로, 농업에 대한 역사적 가치 등을 인정받아 지난 2005년 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익산시는 이곳을 리모델링해 전시 및 체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곳과 관련된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3월 8일 전북일보는 “익산시 경찰에 따르면”이라며 지하 금괴 2톤 매장설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해당 농장 주인의 일본인 손자가 대구 동화사 금괴 소동 탈북민과 접촉해 발굴을 시도하려 한다는 내용입니다. 오늘 자 후속 보도에서는 구체적인 ‘발굴 시나리오’까지 보도했는데요, 발굴 세력이 리모델링 건설업체로 낙찰 받은 후 채굴하려 한다는 내용입니다.

 

신뢰성 부족한 정보를 흥미성 이슈로 보도하는 일부 언론들

일본인, 탈북민 부정적 인식도 확산 우려

문제는 신뢰성이 부족한 금괴 매장설을 언론들이 이슈로 잡아 흥미성 위주로 보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포털 사이트에 ‘익산 금괴’로 검색한 결과 관련된 기사가 여럿 나오는데, 대부분 근거 없는 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익산 술렁’, ‘매장설 확산’, ‘들썩’, ‘소유권은 누구?’ 등 자극적인 제목들이 대부분입니다.

네이버 '익산 금괴' 검색 결과

또한 불법행위 주체로 ‘일본인’, ‘탈북민’을 강조하고 있는데, 자칫 특정 대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신시킬 수 있는 보도로 언론들의 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전북일보, 주의 필요하다는 당부도 전달했지만 기사 제목과 편집 아쉬워

오늘 자 전북일보의 보도는 “자칫 강력사건이나 각종 불법행위로 이어질 수 있기에, 발굴 관련 움직임을 계속 예의주시 하고 있다.”라는 익산 경찰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 제목과 편집에서는 ‘신뢰성 부족한 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라는 내용보다는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반면 전북CBS는 제목에 “유언비어 신뢰성 없어”를 강조하며, 해당 소문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라는 사실을 제목으로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전북일보] 익산 도심에 금괴 2이 묻혀있다고?(3/8, 1, 송승욱)

[전북일보] 익산 금괴 매장설 이어 발굴 시나리오까지(3/9, 1, 송승욱)

[전북CBS] 1400억대 금괴 매장설?익산시, "유언비어 신뢰성 없어"(3/8, 송승민)

[뉴시스] 익산 옛 일본인 농장 창고 지하에 1400억대 금괴? 경찰 주시(3/8, 강명수)

[조선일보] “금괴 2톤 묻혀있대익산이 술렁(3/9, 김정엽)

[동아일보] 옛 일본인 농장 지하에 1400억대 금괴가? 익산 지역 술렁’(3/8, 조유경)

 

정말로 보도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신문윤리실천요강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제1조 언론의 자유, 책임, 독립

④ (차별과 편견의 금지) 언론인은 지역간, 계층간, 성별간, 인종간, 종교간 갈등을 야기하는 보도를 해서는 안되며, 이에 근거해 개인을 차별해서도 안된다. 언론인은 아울러 장애인 등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며 이들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

 

제3조 보도준칙

① (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 구분) 기자는 사실과 의견을 명확히 구분하여 보도기사를 작성해야 한다. 또한 기자는 편견이나 이기적 동기로 보도기사를 고르거나 작성해서는 안 된다.

 

③ (미확인보도 명시 원칙) 기자는 출처가 분명치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부득이 보도할 경우 그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제10조 편집지침

③ (미확인사실 과대편집 금지) 편집자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부득이 보도할 경우 과대하게 편집해서는 안 된다.

신뢰성 부족한 금괴 매장설이 정말로 ‘부득이하게’ 보도할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일까요? 또 불법행위 주체로 유난히 ‘일본인’, ‘탈북민’을 강조하고 있는 내용을 왜 흥미 위주로 전달하고 있을까요? 흥미성 이슈라고 하더라도 언론들이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은 명확히 구분지어 주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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