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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전북주요뉴스 '피클'

농촌 외국인 노동자 관련 기사들, 언론들은 외국인 노동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뉴스 피클 2021.03.10.)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1. 3. 10.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특히 농촌의 인력이 부족하다는 내용을 여러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여기에 농어촌 외국인 노동자 숙소 기준이 강화되면서 농촌의 현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언론이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입니다.

 

#농촌 외국인 노동자 숙소 기준 강화 배경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 비닐하우스 가건물에서 한 외국인 노동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망과 숙소 환경 사이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었지만 해당 사고를 계기로 농촌 외국인 노동자들이 머무는 열악한 주거 환경 실태가 다시 이슈가 됐습니다. 이에 정부는 개선책으로 가건물 등을 숙소로 제공할 경우 고용허가를 아예 내주지 않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9월 1일까지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습니다.

 

 

#농촌의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 해결 방안 없을까?

농어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70%가 비닐하우스 내부 가건물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는 지난 3월 7일 기사를 통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정부의 대책이 농촌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건데, 농지법상 농지에는 건축물을 지을 수 없고 이미 지어져 있는 기존 주택을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존 시설을 양성화하고 열악한 시설들만 점검해 개선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게 농민들의 입장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 입장에서도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농촌과 떨어진 시내에 숙소를 얻을 경우 생활비나 출퇴근 문제로 난감해지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을 없을 것”, “그렇지만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게 현재 농촌의 현실”이라며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이 현재 우리 사회의 과제라고 보도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필요한 농촌의 현실과 이들의 주거환경 개선 사이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야 된다고 지적한 해당 기사는 농촌에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그런데 언론들이 미처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요?

 

[KBS] 비닐하우스 숙소 금지... 농가는 발 동동(3/7, 변진석)

[KBS] [취재후] 농어촌 외국인 가건물 숙소만 금지하면 인권보장 되나?(3/8, 변진석)

[KBS전주총국] 숙소 기준 강화에 "외국인 노동자 와도 걱정"(3/9, 조선우)

 

#언론은 외국인 노동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KBS전주총국 보도, 자국인 우선주의 시각 우려스러워

코로나 이후 외국인 이주민과 관련해 지역 언론 보도는 확진 정보, 자가 격리 이탈 소식 등 부정적인 소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외국인 노동자가 줄어들어 영농철에 농촌이 힘들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국내 농촌과 중소기업 등에 필요한 ‘인력 수급’ 차원에서만 외국인을 대상화해 보도하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3월 9일 KBS전주총국 <숙소 기준 강화에 “외국인 노동자 와도 걱정”> 기사에서도 인권적 차원보다는 자국인 우선주의가 보도에 지나치게 반영되는 것은 우려스럽습니다. 위 기사는 본사에서 보도 중인 뉴스의 맥락과도 일치하는데요, 외국인 노동자가 보장받아야 할 최소한의 인권적 가치보다는 한국인 농장주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시각이 엿보입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 ‘가뭄’에 “농사 포기해야 하나”>의 제목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워 농촌의 일손이 부족하다는 내용을 ‘가뭄’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보통 사람에게 ‘가뭄’이라는 표현을 쓰진 않습니다.

3월 9일 자 KBS전주총국 뉴스9 보도 화면 캡쳐

지난해 전북 지역 언론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워 농촌이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는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농촌의 어려움은 잘 전달하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보도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농촌의 일손이 부족한 것은 외국인 노동자의 책임이 아닙니다. 농민들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칫 이 부분만 강조하며 외국인 노동자를 ‘인격체’가 아닌 그저 ‘노동력’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언론들이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KBS전주총국] 외국인 노동자 '가뭄'"농사 포기해야 하나"(3/9, 박웅)

[전북일보] 인력난에 이른 장마까지농민들 울상’(2020/6/24, 김선찬)

[전주MBC] “외국인 노동자 사라진 농촌”, 영농철 비상(2020/3/29, 한범수)

[전주MBC] 코로나19에 농촌은 인력난.. “앞으로가 더 걱정”(2020/5/24, 김아연)

[JTV] 농번기 일손 부족..코로나에 발목잡힌 농촌(2020/5/21, 조창현)

[JTV] 외국인 없어 농촌 발동동(2020/10/5, 강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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