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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전북주요뉴스 '피클'

ABC협회 신문 부수 조작 의혹. 지역 언론에 미칠 영향은?(뉴스 피클 2021.03.11.)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1. 3. 11.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한국ABC협회는 국내의 유일한 신문 유료부수 인증기관입니다. 해당 기관의 자료는 여러 지자체의 언론 홍보비 집행 근거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로 유료부수를 부풀린 정황이 드러나면서 언론사 보조금 과다 지급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역 언론들에 미칠 영향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ABC협회 내부 폭로로 드러난 신문 부수 조작 의혹

미디어오늘은 지난 2019년 12월 기사를 통해 “지난 6월 KBS 저널리즘토크쇼J에서 신문사와 신문지국 간의 ‘부수 밀어내기’ 실태를 고발하며 ABC협회 신뢰도에 의문이 생겼다.”라고 보도했는데요, 이후 ABC협회가 발표하는 자료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도해왔습니다.

지난해 11월 ABC협회 내부 관계자들은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협회가 현실에서 발생할 수 없는 유료부수 공사결과를 버젓이 발표하고 있어 조사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2월 15일 기사를 통해 문체부의 조사 결과 부수 부풀리기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내 최대 신문사인 조선일보의 경우 표본지국 9곳의 보고부수는 15만 7730부, 실사부수는 7만 8541부로 신문사가 밝힌 자료와의 격차를 나타내는 성실률이 평균 49.8%로 나타났습니다.

한겨례는 3곳의 평균 성실률이 46.9%, 동아일보는 2곳의 평균 성실률이 40.2%로 나타났습니다. 표본이 적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긴 하지만 실제 유료부수는 ABC협회가 발표한 자료의 절반 수준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결과입니다.

 

[미디어오늘] 조중동 유료부수 264만 부, 믿으십니까(2019/12/06, 정철운)

[미디어오늘] 신문 구독률 6.4% ‘사상 최저’(2020/01/10, 정철운)

[미디어오늘] [단독] ABC협회 내부폭로 현실에 없는 유료부수 버젓이 발표”(2020/11/10, 정철운)

[미디어오늘] 신문구독률 역대 최저 기록했는데 ABC협회 자료는 왜?(2020/12/16, 정철운)

[미디어오늘] 문체부, 조선일보 유료부수 116? 부풀리기 정황 잡았다(2/15, 정철운)

[미디어오늘] ‘오래된 언론개혁신문 유료부수 현실화 이뤄질까 (2/23, 정철운)

 

#ABC협회 발표 자료에 따라 광고 단가 등 결정

문제는 매년 한국ABC협회가 발표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와 공공기관, 지자체들이 언론사에 대한 지원 규모를 결정해왔다는 점입니다. 광고비 단가 산정, 우편 비용 지원 등이 모두 ABC협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결정됩니다. 즉 유료부수를 부풀린 만큼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인데, 일부는 국민들의 세금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합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 공모, 정부, 지자체 광고를 받기 위해서는 ABC협회 가입이 필수조건입니다. 지역 주간지들로 이루어진 바른지역언론연대는 지난 3월 1일 성명을 통해 “진보-보수를 떠나 전국을 아우른다는 전국지들의 횡포 아니던가? 지역에서 어렵게 자생하고 있는 풀뿌리 신문들의 피 같은 돈을 착취하며 그들은 서로 협잡하여 광고비를 챙긴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3월 8일 자 바른지역언론연대 홈페이지

전라북도에서도 바른지역언론연대에 소속되어 있는 진안신문, 무주신문, 부안독립신문이 각각 지면을 통해 성명서 내용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안신문] 정부는 부수조작의혹이 제기된 ABC협회 해체를 고민하라!(3/8, 3면)

[무주신문] 정부는 부수조작의혹이 제기된 ABC협회 해체를 고민하라!(3/8, 1면)

[부안독립신문] 정부는 부수조작의혹이 제기된 ABC협회 해체를 고민하라!(3/5, 1면)

[바른지역언론연대] "부수조작 의혹, 유료부수 인증기관 ABC협회 해체하라"(3/8, 김호)

 

#ABC협회 스스로 문제의식 없다는 지적, 자정능력 의문

해당 내용을 공익 제보한 박용학 전 ABC협회 사무국장은 지난 25일 진행된 ‘ABC협회 부수조작 의혹’ 토론회에 참석해 “내부 구성원으로서 사실 부끄럽다.”라고 반성하면서도, ABC협회 스스로 문제의식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나온 것도 오래되었다며 ‘조직적인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발언이 사실이라면 사실상 자정 능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인데요, 오늘 오전 더불어민주당 미디어TF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ABC협회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조사 근거와 환수 방안 등을 담은 관련 입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디어오늘] “‘세상에 없는 부수산출 ABC, 지금도 문제의식 없어”(2/25, 김예리)

[KBS] 민주당 “ABC협회 부수조작신속히 수사해야환수 입법도 추진”(3/11, 손서영)

 

#지역 언론들에게 미칠 영향도 커, 믿을 수 있는 신문사 부수인증 수단 필요해

ABC협회의 신문사 유료부수 조작 의혹이 지역 언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조사 결과 ABC협회 발표 자료의 신뢰성이 낮은 것으로 드러나면, ABC협회에 가입한 지역 언론사들의 유료부수도 부풀리기 의혹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도내에서도 ABC협회에 제출되는 지역 신문사의 부수가 부풀려져있다는 의혹이 있었던지라, 지자체의 홍보비도 과다 지급 되었던 것이 아닌지 검증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언론 생태계를 위해서라도 믿을 수 있는 신문사 부수인증 수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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