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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KBS는 중노위 재심 포기하고 (KBS전주총국) 해고 작가 복직시켜라!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2. 1. 12.

 

지난 해 12월 9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이하 전북지노위)가 KBS전주 방송작가 부당해고를 인정하는 판정을 내렸다. 지난 MBC 뉴스투데이 작가들에 이어 지역 방송사에서 일하는 방송작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와 함께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판정 이후 30일이 지난 오늘 전북지노위로부터 판정문을 송달받았다. 무려 70여 페이지에 달하는 판정문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이하 방송작가유니온)는 이번 전북지노위의 의미 있고 상식적인 판정문을 환영한다!

 

이번 심문을 담당한 전북지노위의 공익위원들은 A작가가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은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 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는 점을 자세한 판정문을 통해 명확하게 짚어주었다. 특히 ‘방송작가 집필 계약서는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계약 해지와 단기간에 계약이 해지되는 것을 방지하여 방송작가의 고용불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며 방송작가 계약서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그 의의와, 그동안 해고 수단으로 활용되었던 계약서의 맹점을 밝혀주었다.

 

그동안 작가들이 써왔던 계약서는 임금 지급일, 업무 내용 등 근로조건에 대한 조항 대신 오직 계약 종료일만 명시돼있는, 작가들의 노동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던 허울뿐인 계약서였다. 계약 종료를 이유로 작가들을 내보내왔던 방송계 관행이 부당해고임을 상세히 밝혀준 이번 판정은 해고 당사자 뿐만 아니라 모든 방송작가들에게 너무나도 의미가 있다.

 

이번 사건을 대리한 돌꽃노동법률사무소 김유경 노무사는 “중앙노동위 문화방송 보도국 작가 노동자성 인정 판정문과 마찬가지로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시사 프로그램의 특성상 신청인 작가가 창작자로서 재량을 발휘하는 위탁사업자가 아니라 직원으로서 일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적극 인정했다”면서 “무엇보다 주목할 지점은 그동안 방송작가들을 해고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었던 1년 단위 ‘방송작가집필계약서’가 ‘형식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노무사는 “전북지노위는 방송국이 봄 및 가을 개편 등을 해왔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사용자의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일 뿐이라는 점, 계약서 체결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우월적 지위에서 추진한 것으로 근로자가 거부하기 어려웠던 점, 담당 작가가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있는 사유가 있거나 스스로 이직하지 않는 이상 계속 해당 프로그램에서 종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비록 1년으로 기간이 명시된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해도 이것이 실제로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일을 그만둘 것이라는 양 당사자 간 의사의 합치라기보다 형식에 불과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고 설명했다.

 

당사자인 A작가는 “이 사안을 면밀하게 살펴주신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판정문을 통해 그동안 방송사가 '관행'이라고 에둘러왔던 '그들만의 노동환경'이 이제라도 개선됐으면 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다툼에서도 KBS는 방송작가 중 근로계약을 한 선례가 없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 현재 KBS는 시사·교양 보도 분야 근로감독 시정명령으로 방송작가와의 근로계약 체결을 준비중이다. 방송작가와의 근로계약은 이제 충분히 가능하며 이제 곧 현실이 된다. KBS에 촉구한다! 작가를 근로자로 인정하는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재심청구로 작가를 벼랑 끝에 모는 나쁜 선례 대신, 해고 작가 복직시키고 안전한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좋은 선례를 만들라! KBS는 중노위 재심 청구가 공영방송으로서의 명예를 스스로 실추시키고 포기하는 길임을 똑똑히 인지하라!

 

방송작가유니온은 방송작가 및 방송 비정규직들의 권리찾기에 함께하는 전북지역 연대체 ‘방송작가전북친구들’과 함께 앞으로 중노위 재심청구 기한인 10일 동안 다방면의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 해고 작가가 안전하게 KBS전주의 제작 현장으로 복귀하는 그 날까지 함께 투쟁하려 한다. 이번 판정은 또 다른 시작이다. 앞으로 모든 방송 비정규직들이 노동법의 보호 아래 든든하게 일할 수 있는 그 날까지 방송작가유니온은 앞으로 더욱 가열차게 싸워나갈 것을 다짐한다.

 

2022년 1월 11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방송작가유니온)

 

* 회람. 방송작가전북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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