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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지역 언론 모니터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을 전하는 지역신문의 보도태도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모니터 대상 : 전북일보, 전라일보, 전북도민일보, 새전북신문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개방되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찬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는상황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한 지역신문의 보도태도를 알아보았다.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 개방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 가운데 하나가 전북이기 때문이다. 전북 지역의 한우 농가 비율은 전국의 11%에 달한다. 특히 정읍시는 경주에 이어 한우 사육 규모 전국 2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축산 농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정읍시의 경우, 수년 전부터 한우 사육 기반 조성에 수십억원의 돈을 쏟아 부었다는 점에서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읍 이외에도 남원, 임실, 순창, 김제, 장수 등 전북 지역 곳곳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쌀시장 개방으로 가뜩이나 더 열악해진 지역 경제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파탄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전통적인 농업 도시이자 축산 농가의 비율이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지역 신문의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관련 보도는 관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축산농가가 우리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지역 신문이 비교적 자세하게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을 다루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양적으로 관련 기사 내용이 부족했다.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은 4월 18일 됐지만, 지역신문은 4월 21일부터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4월 19일과 20일이 토요일과 일요일인 관계로 신문이 발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4월 21일과 22일에 반짝했을 뿐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 보도는 극히 적었다. 기사의 양적 측면에서 지역신문의 쇠고기 협상 관련 기사는 전체적으로 보아 실망스러웠다.

전체적인 면에서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을 가장 비중 있게 다룬 신문은 전북일보였다. 전북일보는 4/21 1면 머릿기사 <정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한우농가 ‘망연자실’: 소값 폭락, 사육기반 붕괴 불보듯>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으로 정읍지역 축산농가들도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됐다‘며 망연자실한 축산 농가들의 모습을 전했다.

전북일보는 같은 날 2면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 파장: 직격탄 맞은 축산농가 ‘뿔났다’>에서도 “이번 쇠고기 협상은 한우가격하락은 물론 돼지, 닭 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축산비중이 높은 전북지역의 축산기반 붕괴와 함께 농촌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북일보는 4월 22일자 사설 <축산농가 보호대책 미흡하다>를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타결 이후 한우농가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며
“이런 사태가 미리 예견된 일인데도 그에 대한 준비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으로 문을 다 열어준 후에야 당정이 만나 피해 대책을 논의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정부의 무성의를 질타했다.

전북일보는 4월 24일자 사설 <축산농가 피해 근본대책 시급하다>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개방 충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연일 산지 한우 값이 폭락하면서 축산농가들은 벼랑 끝에 내몰린 형국이다.”며
“정부는 축산 농가들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쓰기 바란다.”며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새전북신문은 4월 21일 4면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소값 폭락>과
4월 22일 1면 머릿기사 <“사료값은 또 오른다는데…”: 우시장도 썰렁 한우 설 곳 없어…도축세 감면은 사탕발림“ 분통>,
그리고 3면 를 통해 정부의 쇠고기 협상 타결 과 축산농가의 반응을 간략하게 내보내는데 그쳤다.  

물론 새전북신문은 같은 날 사설 <국민 죽이는 미 쇠고기 무제한 수입>에서 “이런 협상의 타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빗장이 풀렸다. 당연히 국내 한우농가 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커지게 됐다.”며
“이번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은 어디를 봐도 얻은 게 없다.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절망만 안겨주었다. 이러고도 정부라고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하긴 했지만, 전체적인 보도량이 부족한 편이었다.  


전북도민일보 역시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을 다루는데 인색했다. 가장 인색했다고 할 수 있다.
4월 21일 6면 <뼈 있는 쇠고기 수입 개방 사료값 폭등: 한우 사육농 불안감 확산>과 4월 23일 <미 쇠고기 수입대책 '맹물'>, <"한미 쇠고기협상 다시하라">, <"AI 덮치더니 쇠고기 개방 엎친꼴"> 등이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을 다루고 있는 기사의 전부였다.
정치권 반응을 전하는 소식도 있긴 했지만, 단순한 전달 수준에 그쳤을 뿐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사설은 한 건도 없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보도를 한 신문은 전라일보였다. 전라일보는 연이은 사설을 통해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라일보는 4월 21일자 사설<한미FTA '쇠고기협상‘ 타결됐으나>에서 “미국과의 FTA 협상에 성공하고서도 양국 모두 의회 인준이 만만치 않은 난제가 되어왔다. 최대 걸림돌이 바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문제였다.”고 지적한 후,
“이제 쇠고기협상 타결로 미국 쪽 걸림돌은 제거가 된 셈이다. 그러나 한국 쪽은 사정이 다르다.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축산농가 등의 반발이 거세다. 과연 17대 국회가 이를 처리해 낼는지 주목된다. 열쇠는 정부가 축산농가 반발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며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을 반겼다.

전라일보는 4월 22일자 사설 <쇠고기품질과 브랜드로 승부해야>에서 “한미 정상회담 직전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개방 협상의 극적 타결을 두고 국내 축산농가는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 그리고 농민단체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이제 국내 축산농들도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대처가 요구되며 실제로 희망이 없는 게임도 아니라 믿는다. 우리 농축산물 식(食)습성에는 세계서 유례를 찾기 힘든 강력한 ‘신토불이(身土不二 )’가 있다. 값이 비싸도 길들여진 입맛의 농축산물을 애써 찾는 우리의 독특한 소비습성이다. 품질과 브랜드로 승부하면 국내 시장서의 미국산 쇠고기 제압은 물론 미국 재미교포 시장으로의 역 수출도 얼마든지 가능하리라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전라일보는 4월 23일자 사설 <축산농가 피해 대책을>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정치권의 공방을 비판하면서 “분명한 또 하나의 사실은 그로 인해 우리 한우 축산농가가 적지 않은 피해를 입게 되리라는 것이다.” 이야기해.  
그러면서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급선무는 정쟁에 앞서 축산농가 피해 대책의 수립과 수입 쇠고기 한우 둔갑 등의 원천봉쇄를 통한 소비자 보호대책의 강구라 믿는다.”고 지적했지만,

농가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하지 않는 두루뭉수리한 대안만을 제시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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