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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전북주요뉴스 '피클'

실제 움직이는 태권브이 조형물을 만든다고? 문화 콘텐츠를 살려야(뉴스 피클 2021.05.18.)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1. 5. 18.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불투명한 사업성, 환경 파괴 논란 등이 있었던 무주 태권브이 랜드 조성 계획, 무주군이 계획을 바꿔 규모를 축소하고 국민체육센터 앞에 설치하기로 했는데요, 이번에는 실제로 움직이는조형물 설치를 위한 공모가 논란이라고 합니다.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건담 조형물처럼 만들겠다는 건데, 현실성을 고려한 계획인 걸까요?

 

#무주군의 야심찬 꿈, 실제로 움직이는 태권브이(조형물) 만들겠다.

무주군은 지난 6태권브이 로봇 제작·설치 업체선정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단순 조형물 설치가 아니라 로봇 제작인데, 실제로 움직이는 태권브이 조형물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조건을 살펴보니 무주군의 야심찬 계획이 느껴집니다. 12m 이상의 높이, 태권도 품세 동작 5개 이상 재현, 20개 이상의 외형 동작 효과(조명·음향 연계) 구현 등이 내용에 담겼습니다. 202312월 준공이 목표입니다.

실제로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튼튼하기까지 해야 합니다. 반영구적 보존, 변질되지 않는 내부재료 및 마감 재료 사용, 파손 및 신체적 접촉 위험이 없도록 안정성까지 갖춰야 하는 등 여러가지 조건이 담겼는데요, 최근 5년 간 누계 30억 원 이상의 산업용 유압로봇 혹은 유압서보시스템 경력이 있는 업체가 입찰 대상입니다.

5월 17일 자 무주신문 2면

실제로 제작이 가능하다면 대단한 일인데요, 그러나 오늘 자 전북일보는 무주군의 공모 내용대로라면 전북지역 업체들은 참여할 수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요건을 충족하는 업체가 전국에서 3~4곳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무주군은 전북일보 기사에서 이번 사업은 단순 조형물 설치가 아니라 일본 건담로봇과 대응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라며, “산업용 유압로봇 혹은 유압서보시스템 경력이 있는 업체 등을 요구했을 뿐 일부업체들의 특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일본 건담 로봇처럼? 현실성 고려한 사업 계획인가?

지난해 12, 18m, 25톤 실제 크기의 건담 조형물이 일본 요코하마에서 공개됐습니다. 애니메이션에 나온 모습처럼 날렵하진 않지만 팔과 다리, 손가락까지 실제로 움직이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죠.

출처: GUNDAM FACTORY YOKOHAMA Grand Opening Day - YouTube

 

무주군의 이번 태권브이 조형물 설치 계획은 일본의 건담 로봇을 보고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오늘 자 전북일보는 우리나라보다 발달한 로봇기술을 가지고 수백억 원을 들여 제작한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기술력도 아직 뒤쳐져 있고, 예산도 67억 원에 불과하다.”, “국가대 국가로 제작한 로봇이 비교될 경우 자칫 국제적인 망신살이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는데요, 현실성을 따져 사업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북일보] 무주 태권브이 로봇제작 공모 놓고 논란(6면, 이종호)

[무주신문] 태권브이랜드 조성사업 본격화, 로봇 제작·설치 제안서 공모(5/17, 이진경)

 

#요즘 아이들이 태권브이를 알까? ‘외형이 아니라 콘텐츠를 살려야

더 큰 문제는 태권브이라는 이름을 가진 문화 콘텐츠가 현재 없다는 점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태권브이를 알지도 못하는데, 실제 움직이는 태권브이 로봇을 제작한다고 해서 얼마나 인기가 있을까요?

<로보트 태권V>1976년 개봉한 작품으로 45년 전 작품입니다. 이후 몇 편의 후속작이 제작되긴 했지만 2021년 현재까지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지 못해 지속성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반면 건담 시리즈는 현재까지 꾸준히 다양한 작품이 제작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무주군이 태권브이를 통해 태권도를 알리고 싶다면, 단순히 모습과 이름 등 외형만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태권브이를 리메이크하거나 후속작 제작에 도움을 주는 등 문화 콘텐츠 산업을 활용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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