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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전북주요뉴스 '피클'

상담 수요 늘어나는데, 인력, 예산 줄어드는 성폭력, 고용평등상담소 (뉴스 피클 2023.10.18.)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3. 10. 18.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정부의 내년 예산안 삭감 기조로 범죄 피해 여성에 대한 지원 축소가 우려된다는 전주MBC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전북 지역에 있는 성폭력상담소, 가정폭력상담소, 고용평등상담실 등의 인력 축소가 불가피한데요, 예산안 축소 근거로 효율성을 강조하며 민간위탁 대신 정부 부처의 직접 운영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범죄 피해 여성 지원 예산 축소, 전북 지역 상황은?

17일 전주MBC 보도에 따르면 전주성폭력상담소의 상담 건수는 2018년 1,700여 건에서 지난해 4,600여 건으로 4년 동안 3배 넘게 증가했는데요, 6명의 상담 인원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여성가족부 예산이 줄어들어 내년부터 2명의 인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주MBC는 “성폭력상담소가 법무부 기금을 받아 운영되는 만큼 여성가족부 예산을 받는 통합 상담소로 해당 분야를 옮겨야 관련 인력의 고용 안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명목상 이유. 하지만 여성가족부 예산 삭감을 위해 성폭력과 가정폭력상담소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편하면서 불거지는 문제”라고 보도했습니다.

10월 17일 자 전주MBC 뉴스데스크 보도

 

막상 통합 운영하겠다는 가정폭력상담소 지원 예산도 줄어들었는데, 전북 지역의 경우 내년부터 상담 인력 4명과 피해자 보호시설 인력 3명 등 7명을 줄여야 되는 상황입니다.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고용평등상담실 예산도 절반으로 줄어들고 민간위탁을 중단하기로 해 매년 4,500건가량의 상담을 진행한 전북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상담실은 아예 운영을 중단하게 됐습니다.

효율성을 이유로 기능 통합과 인력 축소, 민간위탁 중단 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인데 때문에 피해자 지원이라는 본래 기능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전주MBC] "상담 느는데 인력 줄여"..여성 범죄 피해자 어쩌나(10/17, 허현호)

 

#다른 지역도 상황 마찬가지, 여성가족부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도 예산 축소

다른 지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8월 9일 경인일보는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무료 법률 지원 사업 예산이 올해 상반기에 거의 바닥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보도했는데요, 건 당 지원금액도 상향됐고 전국적으로 지원 요청이 늘어나면서 생긴 일입니다.

9월 25일 경남도민일보는 고용평등상담실 예산 축소로 도내 유일한 상담실이 문을 닫을 위기라며 앞으로 경남지역에서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부산으로 가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전라북도도 비슷한데요, 10월 17일 전주MBC 보도에 따르면 호남권에서는 광주에만 남아 전북 도민들이 상담을 받으려면 광주로 가야 됩니다.

성 평등 지원과 관련된 2024년 예산 축소는 노동뿐만 아니라 각 부처에서 모두 추진되고 있습니다. 9월 25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는 대학 내 성범죄 근절 및 안전환경 조성 예산을 올해 4억 9100만 원의 약 절반인 2억 4500만 원으로 줄였습니다. 민간 위탁에서 교육부가 직접 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 이유입니다.

보건복지부 또한 보건복지 양성평등정책 교육홍보 사업 예산을 올해 2억 6400만 원에서 1억 990만 원으로 줄였고, 법무부의 양성평등정책 지원 사업 예산도 올해 2억 5300만 원에서 2억 3300만 원으로 2000만 원 줄였습니다. 행정안전부도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제도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16일 한겨레 칼럼에서 “고용노동부는 고용평등상담실 예산을 줄이는 대신 8개 지청에서 1명씩 고용해 직접 상담하겠다는 예산안을 내놨다. 1명이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초단시간 노동자 등 노동법 사각지대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을 위해 얼마나 발로 뛸 수 있을까”, “여성가족부는 또 어떤가? 이미 성폭력상담소에서 디지털성폭력, 스토킹, 데이트 폭력 피해를 모두 지원하고 있는데 2024년부터 여기에서는 상담받으실 수 없으니 새로 생긴 전국 26개 센터로 가시라고 안내해야 하나? 현장의 목소리를 조금도 듣지 않았으니 현장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예산안이 나왔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효율성을 강조하며 민간위탁과 보조금을 줄인 정부 각 부처의 예산안이 성 평등 관련 상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 특히 수도권에서 벗어나 지역으로 갈수록 피해가 커질 것이 고 사회적 안전망이 퇴보한다는 우려를 잘 살펴야 될 것 같습니다.

 

[한겨레] [단독] 양성평등담당관 예산 ‘싹둑’…윤 정부, 성평등 정책 후퇴(9/25, 오세진)

[한겨레] 칼럼 - 약자들 사회안전망 외면한 2024년 예산안(10/16, 김혜정)

[한겨레] 디지털 성폭력 늘고 있는데…내년 지역 상담소 인력은 동결(10/18, 오세진)

[경향신문] 노동부 ‘고용평등상담실’ 지원 중단···“여성 노동자들이 마지막에 찾던 곳”(9/22, 조해람)

[KBS] “직장 내 성희롱, 갈 곳이 없는데”…상담실 폐지하겠다는 정부(10/17, 정해주)

[경남도민일보] 고용평등상담실 폐지 위기… “직장 성차별 어디에 호소하나”(9/25, 박준혁, 김영현)

[대구신문] “고용평등상담 매년 느는데 폐지 웬말”(10/17, 유채현)

[연합뉴스] 고용평등상담실 내년 예산 중단…경남 노동자 부산 가야 할 판(9/26, 정종호)

[경인일보] 성폭력 피해 법률지원 '예산 고갈' 임박(8/9, 변민철)

[SBS] 법률 지원 예산 벌써 바닥 보였다…성폭력 피해자 '막막'(8/15, 하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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