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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엎어치기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6. 2. 22.

전북민언련이 제공하는 언론상식4


기사 엎어치기



처음으로 포털에 송고된 기사보다 앞선 시점의 기사를 새로운 제목과 내용으로 수정해 바꾸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한 경제지 기자는 “포털에 기사를 전송해 둔 이후에 특정 급등 검색어나 핫 이슈가 나타나는 시점에 기존에 전송해 놓은 기사를 새로운 기사로 갈아엎어 버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조현호는 2015년 6월 “언론사들의 기사 노출 경쟁이 어뷰징을 넘어 이제는 기사 입력 시간까지 조작하는 일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늘 발생한 사건에 대한 기사의 작성 시간이 하루 전 또는 닷새 전으로 기록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면서 기사 엎어치기가 등장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네이버에 전송한 기사의 ‘기사 입력 시간’은 언론사가 네이버에 전송한 시간이기 때문에 해당 페이지를 조작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과거에 전송한 기사에 지금 써야 할 기사를 덧입힌 뒤 재전송을 하면 과거 작성한 기사의 입력 시간이 지금 기사의 입력 시간이 된다는 것. 지난해 12월 5일부터 네이버가 실시하고 있는 ‘클러스터링’ 검색 서비스 방식은 ‘특정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자동으로 한데 묶어 노출시키는 시스템’으로, 먼저 쓴 기사가 맨 위에 자동 배치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기사 작성 시점까지 조작하는 일이 나타난 것이라는 게 네이버와 언론사닷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게 시사하듯, 기사 엎어치기는 포털이 어뷰징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자 이를 악용하면서 등장한 일종의 꼼수 어뷰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황당한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5년 6월 15일 아침 8시에 발생한 ‘북한군 귀순 사건’ 관련 보도다.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당일 오전 10시 40~50분경에 국방부 출입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했다. 그런데 『동아닷컴』과 『서울신문』(온라인뉴스부) 관련 기사의 네이버 전송 시간은 국방부의 브리핑보다 짧게는 하루 전, 길게는 9일 전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언론사들이 페이지뷰 경쟁을 하면서 기사를 구성하는 중요한 사실 관계의 하나인 시간까지 왜곡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다음카카오 대외협력실 차장 이현재는 석사 학위 논문 『포털 뉴스 서비스에서의 기사 어뷰징 사례와 전문가 인식 연구』에서 포털의 ‘클러스터링’ 대응책으로 일부 언론사들은 ‘엎어치기’라는 신종 어뷰징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인터넷언론은 주로 포털에 송고하는 어뷰징 기사로 트래픽 대부분을 채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털이 어뷰징의 환경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 스스로 생산한 기사이기 때문에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면서 “어뷰징 기사는 이용자로부터 언론의 신뢰 추락을 견인하며 경영을 힘들게 하는 끊임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했다.




참고문헌

최진순, <‘엎어치기’까지 나온 ‘기사 어뷰징’ 어떡하나>, [한국경제], 2015년 7월 7일; 금준경, <‘수지 열애설’에 기사 1840건 쏟아졌다>, [미디어오늘], 2015년 7월 8일; 조현호, <북한군 귀순, 언론사닷컴은 어떻게 9일전에 알았을까: 클러스터링 맞서 ‘기사 엎어치기’ 신종 어뷰징 등장… 검색 순위 높이려 과거 기사 내용 바꿔 재전송>, [미디어오늘], 2015년 6월 17일; 금준경, <‘수지 열애설’에 기사 1840건 쏟아졌다>, [미디어오늘], 2015년 7월 8일; 

2016 소식지 말하라 봄호_편집위원 김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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