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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지역 언론 모니터

오늘은 군산방폐장 주민투표날(05.11.02)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 오늘 군산 방폐장 주민투표

  군산과 경주 등 전국 4개지역에서 동시에 실시되는 방폐장 유치찬반 주민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각 지역별 찬성률이 박빙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인 가운데, 투표결과는 자정이 되어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군산 방폐장 주민투표와 관련한 언론보도내용을 살펴보고, 향후 바람직한 언론보도방향에 대해 점검한다.

방폐장 주민투표와 관련한 제 문제점과 언론보도

- 이번 방폐장 주민투표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정책에서 찾아져야 한다. 정부는 부안에서의 교훈을 경제적 지원확대와 지역간 대결구도 조성을 통해 왜곡하려 시도했고, 결과적으로 그 의도는 성공했다.
  주민투표가 제안되었던 이유는 과거 부안의 사례 또는 그 이전의 교훈들에서 방폐장 유치문제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합리적 판단에 기초한 자율적 동의에 기반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주민투표 과정을 통해 찬반양론간에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냉철한 토론이 이뤄지고, 주민들의 자주적 판단에 의해 유치지역이 결정되어야 했다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당연히 왜 핵산업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폐기물시설이 필요한지에 대해 점검하고 국민들을 설득했어야 한다.
  또한 그러한 폐기물 시설인 방폐장이 과연 안전한지, 또는 안전하지 않은지에 대해 그 정보를 남김없이 제공하고, 혹여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절차들을 마련했어야 옳다.
  그리고 과연 어떤 지역이 방폐장의 유치지역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충분한 지질조사와 지역특성조사를 진행했어야 했고, 만일 경제적문제를 결합시키려 했다면 그 지역의 발전전략이나 성장가능성 등과 연계하여 좀 더 거시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게 바람직했다.
  비록 그 기간이 5년, 10년이 걸리더라도 이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들이었다. 그랬을 때 지금 4개 유치신청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주민간 갈등이나 혼란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어차피 필요한 시설이라면 찬성률경쟁이라는 얄팍한 술수와 형식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이번 주민투표와 같은 단기적 사고가 아닌 중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정책이 필요했다고 본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비록 이번 중저준위 방폐장은 어떻든 유치에 성공할지는 몰라도 이번 논란은 더 큰 파고가 되어 우리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 자명하다. 아직 그 처분시설에 대한 논의조차 없는 고준위 폐기물 문제다.
  과연 그 때 정부는 어떻게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이번처럼 몇천억원의 지원금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을까? 왜 핵산업이 필요한지, 그 폐기물 시설이 필요한지, 그 지역선정을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없었던 이번 사례를 가지고는 전혀 도움이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 두 번째는 지자체와 언론의 문제다. 이는 비단 전북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유치지역 선정과정에서 비록 경제적 낙후를 벗어나고자 하는 지자체와 지역언론들의 충정을 십분 고려한다고 해도,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불법적 관권개입을 시도한 지자체와 이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마저 이에 동조하거나 오히려 앞장서 조장하고 나섰던 점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불법적이고 기만적인 술수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그 효력이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지자체와 언론에 대해 어느 누가 신뢰하고 지지할 것인가의 문제다. 더 이상 신뢰받지 못하는 늑대소년의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는 것을 왜 이해하지 못하나.
  이미 지역언론들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져 있다. 가구구독률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한수원 광고 몇푼으로 지금 당장은 명맥을 유지해 갈지 모르지만, 지역신문의 미래는 전혀 밝히 않다. 그때마다 새로운 개발사업을 찾아 하이에나의 냄새를 피우고 다닐 것인가.
  
바람직한 언론보도의 방향

- 찬반결과에 대해 승복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록 문제점이 있지만 투표에 참여한 이상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다. 이는 찬성단체든 반대단체든 마찬가지다.

  이미 지자체와 언론은 만일 이번 투표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그 책임을 정부의 편파적인 경북지원 탓으로 돌리려는 포석을 깔아놓고 있다. 선거결과에 대한 불복이 우려된다.
  반대단체도 마찬가지다. 이번 주민투표에 대해 이미 원천무효를 선언하고 있기도 하다. 유치지역으로 선정될 경우 이에 대한 반발이 쉽게 예견된다.
  하지만 찬반입장을 떠나 주민투표에 참여한 이상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일 문제가 있다면 후속적인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나 원천무효에 해당하는 행위가 밝혀진다면 법에 따라 엄정한 심판이 이뤄지면 된다. 불법행위자가 있으면 처벌하고, 원천무효의 상황이라면 이에 대한 무효를 법적으로 확인하면 된다.

  문제는 내년 지자체선거를 앞두고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시도다. 또다시 주민들을 동원하고 여론을 호도하여 더 큰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그야말로 지역의 이익이나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다. 단지 자신들의 정치적 책임회피와 선거를 위한 주민동원에 다름아니다.

  특히 이에 부화뇌동하는 언론이 있다면 더더욱 안될 것이다. 자치단체가 설령 그런 의도와 시도를 하려한다해도 언론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것이 언론에게 부여된 책무다.
  
  이는 물론 반대단체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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