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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보도와 여론조사(05.11.23)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6.

■ 선거보도와 여론조사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내언론이 앞다투어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고 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의 문제점과 바른 보도방향에 대해 전북대 권혁남교수의 언론학교 발제문을 토대로 살펴본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늘어난 도내언론들의 선거여론조사 보도

전북도민일보는 어제(11월 22일)창간 17주년 기념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전북도지사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중심으로 전주시장 및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선호도 조사결과를 보도했습니다.
전북일보도 역시 같은날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에 대한 지지도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도했다. 둘 다 1000여명의 표본으로, 전화조사를 이용했다.

도지사후보군에 대한 조사결과는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민일보의 경우 정당 구분없이 도지사 후보 선호도를 조사했고, 전북일보의 경우 열린우리당 후보에 한정했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강현욱 현 지사와 김완주 전주시장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선 공통적인 결과를 보였다.

선거 여론조사의 문제점
- 선거에 있어 언론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무기로는 선거보도, TV토론, 정치광고와 함께 여론조사를 꼽을 수 있다.
  여론조사는 본질적으로 한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때로는 여론조사가 선거 결과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함으로써 언론의 권위를 실추시키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표본의 대표성

- 대표적으로 선정된 표본이 대표성을 갖을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정교한 표본추출방법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특히 지방선거의 경우 광역단위 표본으로 각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까지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대표성에 큰 손상을 빚기도 한다
  가령 이번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의 여론조사는 표본수가 1000개에 달한다. 통상 500개 이상이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보는데, 광역단위에 대해서는 이 정도 샘플이면 충분한 크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에는 문제가 없지만, 가령 전주시장 지지도 조사의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 1000개의 샘플이 지역할당에 의해 나눠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전주는 300여개 정도의 샘플이 할당된다지만, 인구비례가 낮은 지역의 경우에는 10여개 안팎의 샘플로 지역주민 전체의 의사를 판단하게 된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높은 무응답률

  또한 아무리 정교하게 샘플링을 했다고 하더라도 자료수집방법이 잘못되고 조사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다면 그 대표성은 다시 의심받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전화여론조사의 경우 무응답률이 높을 수밖에 없어 실제 결과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16대 총선 투표자 여론조사에서 각 방송사들의 예측조사가 많은 오차를 가져왔었는데,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무응답률에 있었다. 심지어 어떤 투표구의 경우 무응답률이 45%에 이른 곳도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무응답률이 높게 되면 조사결과의 정확성은 현저하게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무응답은 특정 문제에 대한 의견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말로 모르겠다는 응답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싶지 않다는 의미에서 무응답에 포함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결국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통계수치는 그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북도민일보의 조사결과 중에서도 차기 전주시장 후보 선호도의 경우 무응답률이 51.6%에 달했는데, 총 312개의 샘플 중 단 150개 정도만이 응답에 나섰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선 무응답률의 의미에 비춰볼 때, 실제 후보간 지지도 차이는 통계적 표본오차의 범위를 훨씬 넘어선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무응답률이 높아지는 이유

- 우선 설문자체가 응답자의 솔직한 의견을 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우리나라의 선거여론조사가 대부분 전화조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인데, 전화조사는 면좁조사에 비해 무응답률이 높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선거와 같이 민감한 문제에 대한 전화조사에서 얼굴도 모르는 낮선 조사자에게 자신의 본심을 털어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음으로 면접원의 면접기술과 적극성의 문제입니다. 면접조사와는 달리 전화조사는 응답자들이 응답 도중 언제든지 조사를 중단해버릴 수 있고, 응답을 무성의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화조사에서는 면접원의 숙련도와 성실성이 결과를 크게 좌우하게 된다.
  네 번째로는 조사 시점이 너무 빨라 응답자들이 미처 결정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여론조사들의 경우도 무응답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조사시점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정보정치문화에 대한 두려움이나 문화적 특성과 관련된 것으로 조사원이 자신의 집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일부계층, 특히 상류층이나 공무원 등이 국가기관 종사자 가족이 야당후보를 지지한다고 발설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 이유로 지적되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선거여론조사에서는 항상 여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실제보다 높게 나타나며, 야당이나 무소속에 대한 지지율은 실제보다 낮게 나타나기도 한다.

바람직한 선거여론조사보도
- 선거과정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그 어떤 사안들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또한 이 궁금증을 가장 과학적으로 해소할 수 방법이 여론조사라는 데 대해 아무도 이견을 갖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지지도조사는 여러 가지 한계점을 갖기 때문에, 실제결과와 많은 차이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지지도조사는 경마식보도와 맞물려 우세후보에 대한 집중현상과 군소후보의 경쟁기회 박탈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결국 선거여론조사가 지금까지처럼 후보에 대한 지지도조사를 중심으로 이뤄져선 안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이번 선거에서 어떤 논의들이 이뤄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여론조사 과정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역의 발전전략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현안은 무엇이고 바람직한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등등에 대해 여론조사의 방향을 맞춰 간다면 의미있는 여론조사로 결과지어질 수 있을 것이다.
  부득이 지지도 조사를 하는 경우 한 번의 조사결과로 무리한 예측을 시도하기 보다는 여러 차례의 조사결과를 통해 지지도 추이, 지지율 변화양상을 해석하는 것이 훨씬 실체적 진실에 부합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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