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니터/전북주요뉴스 '피클'

농어촌 기본소득 실험 8개월, ‘인구 반짝 반등’ 넘어 정주 생태계·인프라 격차로 시선 확장해야 (뉴스피클 26.10.30.)

 

오늘의 뉴스 콕!

 

최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인구 유입 효과를 두고 중앙언론과 정부 간 공방이 벌어졌다. 중앙일보가 남해군의 사례를 들어 "8개월 만에 인구 상승이 끝났다"며 정책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농식품부가 경제 선순환과 종합적인 삶의 질 개선 성과를 내세워 즉각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북 도내 언론사들은 시범 지역인 순창과 장수의 변화를 장기간 추적하며 보도의 차원을 확장하고 있다. 초기에는 인구 유입과 상권 활성화라는 '현상'에 주로 주목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열악한 정주 인프라' 문제와 지자체가 떠안아야 할 '수천억 원대 재정 부담' 등 딜레마를 짚어내는 방향으로 프레임을 확장하고 있다.

 

중앙일보, 남해군 "8개월 만에 인구 증가 효과 정체” 보도

 

중앙일보는 기본소득의 단기적인 경제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근본적인 인구 구조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입지 조건'을 새롭게 조명했다. 전국 최초로 기본소득을 도입한 경남 남해군에 9월까지 498억 원이 투입되었으나, 초기 전입 수요가 마무리된 이후 6월을 정점으로 3개월 연속 인구가 감소하며 사실상 '자연 감소 국면'으로 재진입했다는 남해군의 자체 평가를 인용 보도했다.

또한, 기본소득 시범 대상지인 충남 청양군, 경북 영양군, 강원 정선군 등도 인구 증가세가 멈춘 상태라고 덧붙였다. 반면, 여전히 인구가 늘고 있는 충북 옥천군의 사례를 들며, 단순한 현금 지급 자체보다는 대도시와의 '생활권 접근성'이 인구 유입을 용이하게 하는 핵심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최호택 배재대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막대한 재정을 단기적 인구 부양책에 쓰기보다, 대도시와 연결하는 교통망 등 근본적인 기반 시설 확충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기도 했다.

 

 

폭발적 소비 진작 효과, 그러나 ‘정주·소비 인프라 양극화’ 딜레마 집중한 도내 언론

 

도내 언론은 정부의 농어촌기본소득 대상 선정지 전후로 가시적인 지역 경제 선순환 성과를 짚어내는 동시에, 상업 시설이 부족한 농촌 현장의 모순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JTV 전주방송은 기본소득이 단순한 인구 통계 수치를 넘어 인구 유출을 막는 실질적인 방어선이자 정주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장 취재를 통해 다자녀 가구 및 청년층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남아서 살 수 있게 만드는 최소한의 지탱 효과’를 조명했다. 나아가 전북 순창·장수 지역의 가맹점 매출 증가와 신규 창업(미용실, 식당 등) 등 지역 생태계의 질적 회복을 짚었다. 다만, 인구를 영구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현금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의료, 교육, 상권 등 기초 생활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두었다.

열린순창은 구체적인 소비 데이터를 통해 ‘소비 인프라 양극화’ 현상을 꼬집었다. 순창군이 2월 첫 지급 직후 단 3주 만에 지급액 33억여 원 중 83%인 28억 원이 지역 내에서 즉각 소비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군 전체 인구의 61%가 10개 면 단위에 살고 있음에도 가맹점의 70%가 순창읍에 집중되어 있어 전체 소비의 54%가 읍에서 발생한 심각한 불균형을 지적했다.

전주MBC 또한 순창·장수에 7월까지 360억 원이 유통되고 인구가 1,600여 명 증가했다는 성과를 보도함과 동시에, 이 사업이 전북 4개 군으로 확대될 경우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2,300억 원의 지방비 부담'이라는 시한폭탄 같은 재정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이처럼 열린순창과 도내 방송사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핵심은 하나로 수렴된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단기적 소비 진작 효과가 분명하지만, 정작 '돈을 쓸 상권'이 부족한 면 지역 주민들은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소비 사막화를 해소하기 위해 마을 단위 배송대나 이동장터 같은 지역 주민들의 자구책이 속속 가동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대도시와의 교통망 연결 및 편의·의료·교육 등 필수 정주 여건 투자가 병행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중앙 정부의 국비 지원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기본소득은 지속 가능한 인구 소멸 대책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제는 단순한 '현금 지급 효과' 논쟁을 넘어, 인프라와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한층 더 엄밀하고 다각적인 검증 보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