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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지역 방송 평가단

[지역방송시민평가단] 전주 동물원 호랑이의 죽음 - 지역 언론의 보도..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7.

호랑이 죽음이 언론사에 남긴 것은?


- 모니터 기간 : 2008년 12월 17일~18일
- 모니터 대상 : 전주MBC 9시 뉴스, 전주KBS 9시 뉴스, JTV 뉴스&뉴스


사육사가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려다 떨어진 사자와 이를 보고 흥분한 암호랑이가 대치하다 암호랑이가 물려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을 두고 전북일간지와 방송사에서는 같은날 일제히 대대적인 보도를 하였다.
두 맹수가 대치한만큼 신문과 방송의 메인을 장식할만큼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도하기엔 충분한 소재였음이 분명하다.
문제는 대다수의 보도가 맹수간의 ‘결투’, ‘싸움’, ‘숫사자의 승리’와 같이 선정성과 흥미위주였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했으면 관람객 안전을 위협했을 문제였고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할 사건이다. 우리나라의 안전불감증이 드러난 일임에도 전주동물원 안전문제를 질타하는 목소리는 굉장히 미비했다.


전주 KBS <전주 동물원 호랑이, 사자에 물려 죽어> (17일)
JTV <사자가 호랑이 죽여> (17일)
전주 MBC <동물원 호랑이 물려 죽어> (17일)
전주 MBC <예견된 사고>(18일)
선샤인뉴스 <전주동물원 먹이주기 방식 '문제'>

새전북신문 <전주동물원 호랑이 사자에 물려 죽어>(6면 4단 머릿기사)(18일)
전라일보 <호랑이의 굴욕>(4면 1단 박스기사)(18일)
전북일보 <암호랑이 호기심이 부른 참변>(6면 3단 박스기사) (18일)
전북도민일보 <숫사자와 암호랑이의 사투>(5면 2단기사) (18일)


JTV는 3번째 꼭지로 주요하게 다루며 호랑이가 죽게된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호랑이가 목에 경동맥이 있는데 이게 절단되면서 과다출혈로 죽었습니다."라고 사망원인을 자세히 설명하는 등 사태발달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전주동물원측의 대책이나 안전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주KBS는 거의 마지막에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다. 안전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은 없었으나 동물원측이 제시한 대비책은 한줄정도로 보도하고 있다.
선샤인 뉴스는 전주동물원 먹이주기 방식의 문제점을 표제로 정하며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


전북일보와 도민일보 기사는 가장 선정적인 기사로 분류되었다.

전북일보는 ‘호랑이와 사자가 맞대결하면 어느쪽이 이길까?’와 같은 오락거리 위주로 기사를 구성했으며 ‘두 마리의 맹수는 포효하며 격렬하게 싸웠지만 승부는 청이가 호비의 목을 물고 늘어지면서 5분만에 갈렸다’라며 싸움을 중개하듯이 보도하였다.

** 전북일보 12월 18일 기사

전북도민일보도 ‘불공정 게임이어서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는 결과’, ‘호비는 착지가 불안정해 먼저 함정에서 흥분해 있던 호비가 순식간에 급소를 물어 죽이는’라며 역시 같은 보도 행태를 보였다.


반면 전주MBC의 보도는 가장 돋보였다.
17, 18일 연속해 보도하며 첫째날은 사고 발달원인소개와 함께 유일하게 자칫 발생할 수 있었던 관람객 안전사고 문제를 인터뷰를 통해 부각시켰으며 이후 문제점을 보완하겠다는 전주동물원의 태도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며” 비난 여론을 전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튿날 <예견된 사고>라는 보도에서 유일하게 전문가를 인터뷰하여 이런 사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추가 설명하기도 하였다.


** 전주MBC 12월 17일 기사

다만 전주MBC의 보도에서 아쉬웠던 점은 17일 헤드라인에서 <사자와 결투 호랑이 사망>이라는 자막이 이 사건을 흥미 위주로 부각시켰다는 점이다.


매번 문제가 터지면 사후약방문식의 보도가 판을 이룬다. 이러한 문제를 심층으로 다루는 보도를 통해 언론은 한 차원 높은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작은 사건이라도 사안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심도를 조절해가는 냉정하고 차분하고 책임감 있는 언론보도를 보고싶다.


[전북민언련 지역방송시민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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