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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지역 방송 평가단

농촌학교 통폐합 논란, 전북과 강원 시사프로그램 보도 비교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7.

농촌학교 통폐합 논란, 전북과 강원 방송 보도 비교



모니터 대상 : JTV 시사기획 판_진단, 농촌학교 통합 (09/1/16)
               GTB 시사터치 현장E_소규모 학교 통폐합 논란, 대안은 없는가 (09/2/18)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추진이 올해로 27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통폐합 추진의 목적은 국가 재정의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해서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문제로 고향을 떠나는 농어촌인구를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으나, 27년이 지난 지금까지 떠나는 농어촌 인구를 붙잡지는 못한채, 통폐합의 악순환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비슷한 시기에 'JTV 시사기획 판'과 'GTB 시사터치 현장E'에서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해 진단하고 그 대안에 대해 방송하였다.

다만, 방송 시기의 특성상 'JTV 판'의 경우 프로그램 제작 기간이 겨울방학이다보니 방학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고, 'GTB 현장E'의 경우 졸업 무렵이라서 졸업과 동시에 학교 통폐합으로 폐교가 되는 학교의 졸업식을 찾아서 극적인 효과를 더할 수 있었다.

전라북도와 강원도는 다른 광역자치단체에 비해 타 지역으로의 인구유출이 많고 소규모 학교가 많은 곳으로써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라는 사안에 대해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사안에 대해, 두 프로그램은 각 지역에서의 상황에 맞게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한 문제를 풀어갔다.



소규모 학교의 현실과 통폐합


우선, '판'에서는 방학과 방과후에 아이들이 갈 곳이 없는 현실을 들면서, 시골 학교가 시골 학생들의 유일한 쉼터이며 교육문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조손,편모,편부 가정이 많은 지역 내 특성을 언급하면서 지역의 소규모 학교의 중요성을 잘 짚어줬다. 이처럼 소규모 학교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학생수가 적음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항들, 예를들어 학생들간의 경쟁의식과 사회성 부족 등 소규모 학교의 문제점을 언급한 점은 적절하였다.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말하기 전에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 과연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교육 주체들은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진행자의 멘트도 방송에서 중요한 화두였다.

화면 구성에서는 아쉬운 점이 눈에 띄었는데, 농어촌 학교 관계자 인터뷰 장면에서 카메라를 바닥에 놓고 책상처럼 보이는 가구만 화면 가득 보이는 인터뷰 화면이 자주 나오는데 한두번은 괜찮지만 반복되니 답답해보였다.

학교 이름이 나오지 않은채, 인터뷰이나 학교의 모습이 자주 나와서, 같은 학교의 경우인지 다른 학교인지 알 수 없어 방송 구성에 흐름이 끊기고 일관성이 결여됐다. 이건 어찌보면, 제한적인 인터뷰이와 학교(장소)에서의 촬영으로 인한 결과일수도 있다. 익명성을 위해 모자이크 처리를 한다고 해도 화면 구성에 있어서 좀더 다양한 앵글들의 시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현장E'에서는 다양한 인터뷰이와 촬영장소등의 정확한 표기로 현안에 대한 공감을 높일 수 있었다.



통폐합의 부작용과 소규모 학교의 활성화 방안


'현장E'에서는 춘천교육대학교 총장 인터뷰에서,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한 부작용으로
1. 학생들이 멀리 이동해서 수업해야하는 문제점 (학습권이 훼손될 가능성)
2. 지역문화센터 역할을 하는 소규모 학교의 기능이 상실될 가능성
3. 통폐합을 계속 할 경우에 남은 유효시설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관리비와 우범지역화) 등 통폐합의 후유증과 부작용을 잘 정리해줘서 좋았다.

나아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책이라든지 정부의 의견과 계획을 들어봤으면 좋았을 것이다.

먼 곳으로 학교(예미초등학교 운치분교)를 다녀야하는 아이들의 어려움을 화면으로 보여줌으로써, 소규모 학교 존치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먼 곳까지 버스로 통학해야 하며 눈이 올때는 등교를 포기해야한다는 아이들의 인터뷰에 공감이 되었다.

자녀를 둔 귀농인의 인터뷰를 통해, 귀농할 수 있었던 주요 요소로 학교 유무였음을 보여줌으로써 소규모 학교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소규모 학교와 농어촌 인구감소 문제는 귀농귀촌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결국은 농어촌 지역 활성화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중요한 내용이었다.

스키 특성화 학교나 철딱서니 학교등의 대안 학교의 사례도 소규모 학교의 활성화의 한 방안으로써 적절했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특수한 성격을 띄는 학교의 소개들만으로 채워져서 대안 학교외의 대안은 없는지 의문이 들었다. 모든 시골 학교가 특성화학교와 대안학교가 되기는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학교 안에서의 소규모 학교의 생존(유지) 방안이나 사례도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이런 부분에서 본다면, 대안 학교로써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소규모 두 학교 (정읍 도학초등학교와 덕천초등학교)가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거나 종일제 방과후 프로그램 (완주 이성초등학교)의 예를 보여준 '판'의 구성은 좀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


결국, 학교가 교육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며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은 시골 공동체 기반을 무너뜨린다는데, 두 프로그램은 의견을 같이 한다.

두 프로그램 전체적으로 본다면,

'현장E'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다양하게 제시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본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했다.
더불어, 학교와 교육의 문제는 경제성의 논리에 의해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정부의 밀어부치기식 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높였다.

'판'은 소규모 학교 통폐합의 문제 제시보다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과 관련해 도내의 현실적인 문제를 살펴보고 그 안에서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현장E'의 방송시간이 '판'보다 10여분 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다양한 사례 제시에는 '현장E'가, 다양함을 포기한 대신에 현실적인 대안에 좀더 주력한 점은 '판'이 돋보였다.

두 프로그램에서 좀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소규모 학교의 학생 수가 적은 상황에서 복식수업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는데, 만일 받아들여야하는 현실이 그렇다면, 복식수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필요했을 것이다.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해서 교육계에서는 부분적인 연구가 있다고 한다.

교육부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 추진의 목적이 재정적인 부분과 교육적인 부분의 효율성에 있다고 주장 했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 이미 통폐합된 학교를 찾아 통폐합 후 변화된 학교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좋았을듯 싶다. 이미 통폐합된 학교들의 사례를 본 뒤, 향후 방안에 대한 제시도 다양하고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전북민언련 지역방송시민평가단 시사팀
고영준님이 작성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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