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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지역 방송 평가단

[지역방송평가단] 무허가_군산택시 노동자들 보도 의혹공방에 치중되어 ..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11. 5. 27.

무허가_군산택시 노동자들 보도 의혹공방에 치중되어 ..



모니터 대상 : 전주KBS 무허가_ 2009년 8월 21일 군산택시 노동자들, 왜 분노하나




2009년 - 전주 택시 기본요금은 1800원에서 2200원으로, 구간요금과 함께 인상되었다.
어려운 가계사정을 외면한 요금인상이라며 택시타기가 겁난다는 승객들은 요금인상만큼 서비스 질은 나아지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반면 택시운전자들도 이번 택시기본요금 인상으로 형편이 나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생존권마저 위협받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때마침 무허가에서는 군산택시 노동자들의 시위 사례를 통해 위의 내용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점 등 전체적인 관점보다는 흐름과 벗어난 부분이 있어 이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행정에 대한 고발이 중심인지 양측의 의혹 공방이 중심인지 판단 어려워,

무허가는 군사OO택시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까닭이 저임금에 상대적으로 많은 사납금과, 사고 발생시 수리비와 접보비를 모두 기사들에게 부담하게 하는 등 타지역과는 달리 유독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관리·지도·감독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군산 시에 택시 노동자들이 그 동안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관련 부서의 담당 직원들은 관련 법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안일한 행정을 고발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무허가는 기획의도 뿐 아니라 제작진의 도입․마무리 멘트에서 불법과 편법으로 얼룩진 택시업계를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행정에 대해 지적하는 듯 했다.
기획의도와 제목만을 놓고 봤을때 시청자들은 군산택시 노동자들이 행정상의 문제와 택시 업계의 불법과 편법으로 인해 기본적인 노동대가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분노하고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프로그램 중반 이후에는 사주의 경영능력 의혹이나 자동차운수 계약상의 문제 등을 거론하며 행정의 문제나 부당한 노동대가를 다루기보다는 노사 양측의 진실공방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갔다.
결국 초반에서 제시한 택시노동자들의 부당한 대우나 환경에 대한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양측의 시비만 나열함으로써 제목인 ‘택시노동자들, 왜 분노하는가?’가 무색해져버렸다.

더욱이 회사에 구비되어있는 교육장 시설에 대해 이야기는 시청자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한번도 교육장을 이용하지 못했다는 근로자의 주장, 계약상 문제 때문에 3층 교육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업주, 사실 확인결과 교육장 일부가 사용가능했다는 제작자의 해명이 맞물리며 시청자에게 과연 택시 노동자들이 진정성을 띄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만 심어주었다.
이에 대한 제작진의 적절한 설명이나 중심잡기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인터뷰가 남발된 점도 상황이나 문제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었다.

이러한 프로그램 구성은 군산을 비롯한 전체 법인택시업계의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였음에도 군산의 한 개인업체 사장과 노동자의 문제로만 치부되게끔 보이게 하였다.




둘째,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은 없는것인가?

프로그램의 도입부와 마무리 부분에서 진행자는 불법, 탈법적 관행으로 얼룩진 택시업계와 이를 제대로 단속하거나 바로잡지 못하는 행정상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개인택시 면허를 위한 무사고 경력 등의 약점을 빌미로 접보비 부담이나 사납금 인상 등에 있어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요구가 강제되는 관행이 오래 지속되었음에도 지자체 등 행정기관이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법대로 업계가 전액관리제로 바뀐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납금 대신 손실금에 대한 부분이 사주에게 넘어가는 것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이는 택시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가 상당히 깊음을 의미하며 관련법의 미비함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군산택시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남발되었던 개인택시 면허나 증가하는 자가용 보유 등 외부 환경과 내적인 개선 노력의 필요성도 지적되었어야 했다.
같은 시기 택시 요금 인상을 주제로 한 청주 KBS의 시사플러스에서는 도시공학 전문가와의 대담을 통해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자세하게 제시하기도 하였다.




셋째, 업계만의 언어나 축약어 난무함에도 이에 대한 해설 부족해

이번 편에서는 사납금이나 접보비, 임단협, 지입제 등 일반시청자들은 알기 힘든 단어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 단어들에 대한 설명이나 자막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단지 전액관리제에 대한 법률만이 똑같은 자막으로 두 번 설명되었을 뿐이었다.
택시업계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든 방송이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제작시 시청자들의 눈높이나 입장이 좀 더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방송은 택시 근로자, 사업주, 제작자가 흔들리는 모습만 보여주었으며 그 결과 시청자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는데 장애를 주었다.



전북민언련 지역방송시민평가단 시사팀

(민경갑님이 작성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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