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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전북주요뉴스 '피클'

전태일 열사 50주기. 노동 환경은 얼마나 변했을까?(뉴스 피클 2020.11.13.)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0. 11. 13.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누구든 이 사진에 답을 해보라!”

분진에 얼굴이 새까맣게 된 현대차 비정규직. 바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외주업체에서 발생한 일입니다. 11월 13일 전태일 열사 분신 이후로 50년이 흘렀지만 현실은 아직도 1970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탄광 같은 작업 현장 그러나

"회사는 코로나19로 마스크 구하기 어렵다며 질 낮은 마스크 줬다"

얼마 전 SNS를 중심으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외주업체 노동자들의 작업 현장 사진이 돌았고 사람들은 분개했습니다. 노동자들은 분진 가루가 얼굴에 범벅이 가득했는데 외주업체가 비용을 아끼겠다며 3M 마스크 대신 싸구려 마스크를 지급하면서 생긴 일입니다.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은 ‘비용 절감’ 앞에서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던 겁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사내하청업체(마스터 시스템) 노동자 사진

 

 

 

"기침은 매일 달고 살아요.

퇴근 후 집에서도 눈과 코에서 까만 물이 나오고요."

 

 

 

#‘전태일 50주년’ 노동 현장은 변하지 않았다.

한국일보는 작업 현장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 김광수 사무장에 따르면, 엔진을 만드는 소재를 제작하다보면 철가루 또는 유릿가루가 발생한다. 공장 안에 이런 가루가 돌아다니면 제품(엔진)에 불량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환풍기로 가루를 빨아들이는 작업은 꼭 있어야 한다. 이후 빨아들인 먼지를 없애기 위해 한곳으로 모아놓는다. 김 사무장은 "이 과정에서 한 시간 반 동안 분진을 직접 손으로 퍼낸다"며 "이 모든 과정을 하다보면 먼지를 뒤집어쓰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이씨는 "작업장 내부 공기 상태는 미세 먼지가 최악일 때와 비교해서 몇십배 갑갑할 정도"라며 "오징어 썩는 냄새가 마스크 안으로 들어온다"고 토로했다.

이씨를 포함해 주간조 5명과 야간조 5명 등 총 10명이 고정적으로 소재부에서 일한다. 여기에 같은 회사 소속으로 다른 부문에서 일하는 동료 직원들도 돌아가면서 소재부에 지원을 나오는데, 이들 역시 먼지 지옥을 겪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올해 3월부터 시작됐다. 평소 아무리 성능이 좋은 마스크를 써도 분진을 100% 막아내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성능이 더 떨어지는 방진 마스크를 지급받게 된 것이다.

김 사무장은 "원래 쓰던 3M 마스크는 그나마 필터가 달려있었는데도 턱밑이나 콧등으로 먼지가 들어오곤 했다"면서 "그런데 새로 교체된 마스크는 필터가 없어서 숨 쉴 때마다 분진이 마스크 안으로 다 통과했다"고 전했다.

이런 까닭에 현장 노동자들은 마스크가 바뀐 직후 사측 관리 책임자에게 "숨을 쉬기가 너무 힘들다"며 "기존의 3M 마스크로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김 사무장에 따르면, 회사 측은 코로나19로 마스크 수급이 어렵고 최대한 노력은 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을 뿐 바뀐 것은 없었다고 한다.

 

[한국일보] 마스크 썼어도 까매진 얼굴…"퇴근 후 눈·코에서 까만 물만 흘러나와" (11/13, 손성원)

 

#책임회피 현대자동차, 책임회피 허용한 법과 제도, 노동자 소모품 사회적 인식 모두의 문제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오늘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해당 업체는 ‘마스터시스템’이라는 하청업체이며,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현대자동차,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 시키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게 만들어진 법과 제도, 노동자들을 소모품 취급하는 사회적 인식 등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전국이 주목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외주업체 사태.

그러나 대다수 지역 언론은 외면, JTV전주방송 메인으로 다뤄

JTV전주방송은 12일 첫 소식으로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외주업체 노동자들의 호소를 전달했습니다. 기자는 외주업체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았고, 현대자동차는 외주업체에 용역비를 준다는 이유로 방진마스크 지급 의무가 없다고 밝히는 등 책임을 회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지역 언론은 사건 자체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참고! 전태일 3법이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민주노총은 이른바 전태일 3법 제정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정부와 여당이 할 일은 전태일 열사에 대한 훈장 추서가 아니라 서둘러 전태일 3법을 제정, 개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① 산업재해 발생 시 사업주와 최고경영자에게 엄한 책임(징역, 벌금, 징벌적 손해배상)을 묻는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② 5인 미만 사업장에게 근로기준법 적용을 하지 않는 근로기준법 조항 삭제

③ 택배노동자 등 특수고용노동자들, 프리랜서 등도 노조를 만들 권리를 보장하는 노조법 개정

 

[JTV] 전태일 50주기… 아직도 갈 길 먼 노동현장(11/12, 주혜인)

[경향신문] 분진에 얼굴이 새까맣게 된 현대차 비정규직···“현실은 아직도 1970년”(11/12, 김지환)

[한겨레] 마스크 쓰긴 썼습니다…“누구든 이 사진에 답을 해보라” (11/12, 최원형 선담은)

[서울신문] 새까매진 얼굴… 분진 못 거르는 마스크 쓰고 ‘기계’처럼 일합니다(11/12. 김주연)

[민주노총 전북본부 성명] 전태일 열사 분신 50주기 … 노동현장은 변하지 않았다(11/13)

 

 


 

 

#‘정치 구호’  불법 현수막 문제 지적한 전주MBC

시내 곳곳에서 여러 현수막들을 볼 수 있죠. 행사를 알리는 등 광고 현수막도 있지만 정당, 정치인,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을 담은 현수막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전주MBC는 이런 현수막들이 허가된 구역이 아니면 모두 불법이지만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시민들의 알 권리 보장이라는 우호적인 시선도 있지만, 공익성이 있더라도 철거하지 않으면 형평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겁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기자는 철저한 단속과 광고물 게시대 확대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주MBC는 이전부터 불법 현수막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2019년 2월 8일 <“횡단보도까지 막은 현수막” 모두 불법>, 2019년 5월 14일 <“전부 다 내 업적”, 특혜·과장 논란 정치인 현수막>, 2019년 8월 12일 <“불법이긴 한데 떼자니 부담” 정치인 현수막> 등의 보도를 했는데요, 해당 보도들은 조합장 선거, 총선을 준비하는 정치인들의 현수막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는데, 오늘 자 보도에서는 농민, 노조, 시민사회단체의 현수막까지 그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정치적 구호 현수막만이 문제인가? 현상 지적 뿐 본질적 지적 아쉬워

현재 전라북도 도청 앞에는 도청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논의하자는 노조의 비판적 현수막, 농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농민 수당 문제를 놓고 도청과 송하진 지사에 비판적인 농민단체의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노조와 농민단체는 오랜 시간 동안 위 사안에 대한 협상이 필요함을 강조했으나 1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상황입니다.

기사에서 전라북도 도청 앞 걸려있는 송하진 도지사의 농민·노동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예시로 들어 “정당법은 표현의 자유를 포괄적으로 보장할 뿐 아무 데나 현수막을 걸어도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불법 현수막이 부착되고, 여전히 철거되지 못하는 상황. 전주MBC는 현상만을 지적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구호 안에 담긴 여전히 타개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본질을 짚어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전주MBC] ‘정치 구호' 담겼다고 묵인되는 불법 현수막(11/12, 한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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