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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보고서/전북주요뉴스 '피클'

새만금 국제공항을 둘러싼 ‘미군 군사공항’, ‘순수 민간공항’ 주장. 갈등 중계형 보도 넘어서야(뉴스 피클 2021.11.03.)

by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2021. 11. 3.

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

2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과 전북민중행동이 기자회견을 통해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은 사실상 미군이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관리하는 ‘군산공항 확장사업’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전라북도 측은 “새만금 국제공항은 순수 민간공항”이라고 주장합니다. 언론들이 양 측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지만, 갈등 중계형 보도에 그치고 있어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어내는 보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미 공군의 군산공항 확장? 아니면 순수 민간공항?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예정지인 수라갯벌을 보호해야 한다는 환경 문제로 시작된 새만금 국제공항 찬반 논쟁이 군산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과 군산공항과 관련된 문제로 확장되는 모습입니다. 발단은 지난 10월 20일 국정감사에서 나온 한정애 환경부 장관의 “기존에 공항이 있었던 것에서 일정 부분 더 커지는 부분”이라는 발언입니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측은 이 발언과 초안에 없던 군산공항 유도로가 본안에 생긴 것, 지난 2007년과 2013년 미군이 군산공항 활주로 증설을 요구한 공문, SOFA 협정 내용 등을 근거로 “미 공군의 오랜 숙원 사업인 군산공항 확장을 새만금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으로 전북 도민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도민들을 기만한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 후 공개 토론도 요구했습니다.

반면, 전라북도와 국토교통부 측은 “군산공항과 독립된 순수 민간공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효율성을 위해 미군과 통합관제가 이뤄지는 것일 뿐 비상상황을 대비한 유도로 건설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은 근거가 부족한 억지 주장이라며 더 이상의 발목잡기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2021년 11월 2일 KBS전주총국 뉴스9, 전주MBC뉴스데스크, JTV전주방송 8 뉴스 보도 화면 편집

언론들은 양 측의 주장을 비교적 상세히 정리해 전달하고 있지만 '중계'에 그치는 모습입니다. 다만 전북일보는 “SOFA 협정은 우리나라 모든 공항에 적용된다. 이 조항을 유독 새만금 국제공항에만 적용하는 것은 부풀리기”라는 공항 관계자들의 설명을 보도하며, 전체적으로 국토교통부와 전라북도의 주장을 좀 더 강조했습니다.

 

전북의소리는 “새만금 신공항 건설 관련 이슈에 대해 정작 지역 언론들에서는 그 원인과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서울에서 발행되는 몇몇 일간지들이 큼지막하게 이슈를 조명함으로써 대조를 이뤘다.”라며, 언론들의 보도 경향을 분석했습니다. 또 “이러한 배경에 대한 전북도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전북일보] “새만금 국제공항은 미 공군 제2활주로” 주장 ‘어불성설’(2면, 문민주, 서울=김윤정)

[KBS전주총국] “신공항은 미군공항 제2활주로”…“발목잡기 멈춰야”(11/2, 이수진)

[전주MBC] 새만금 공항은 군사용?... 주장 논란(11/2, 이경희)

[JTV] "새만금 국제공항, 미군 제2활주로"..."숙원사업 발목 잡지 말라"(11/2)

[연합뉴스] "새만금 신공항, 미공군 제2활주로에 불과…철회하라"(종합)(11/2, 나보배)

[경향신문] 새만금신공항 민간공항 맞나···“미군, SOFA 따라 통제” 주장 나와(11/2, 박용근)

[한겨레] “미군의 제2활주로 건설사업…새만금 신공항 철회하라”(11/2, 박임근)

[전북의소리] “새만금 신공항, 미 공군 제2활주로” 주장...논란 가열(11/3, 박주현)

 

#지역 언론의 갈등 중계형 보도 넘어서야

갯벌 보호 등 환경 문제에서 ‘군사용이냐? 민간용이냐?’까지 넘어간 새만금 국제공항 논쟁. 그러나 이 문제는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워 갈등만 부르는 소모적인 논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라북도와 전북 정치권은 “새만금 국제공항에 더 이상 발목잡지 말라” 등 고압적인 주장이나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 착공”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새만금 국제공항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방향성을 먼저 제시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긴 했지만 지난 2019년 2월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사전타당성 검토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새만금 국제공항의 경제성(B/C)는 0.479(100원의 돈을 쓸 경우 그로 인해 얻는 편익은 47원. 1.0보다 높아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됨)로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국토교통부가 진행한 2015년 항공수요조사와 달리 2018년, 2019년 6월 발표한 용역 보고서에는 2058년 기준 50만 명의 국제선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2015년 항공수요 조사 2025년 67만명(국내 37만7100명·국제 29만6835명), 2055년 133만명(국내 43만2829명·국제 89만6540명)

※ 2018년, 2019년 6월 항공수요 조사 2029년 72만7335명(국내선 39만1591명·국제선 33만5744명), 2058년 84만6618명(국내 45만9519명·국제 38만7099명)

 

광주 공항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전남의 무안 국제공항과도 같은 권역 내에서 경쟁해야하는 등 새만금 국제공항의 경제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논의는 지역 언론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전라북도와 정치권의 말처럼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이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면, 어떻게 내실 있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시작할 때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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