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프레시안 전북교육청 관련 기사 삭제 지시와 보이지 않는 권력
프레시안 전북본부가 전북과학교육원 41억 입찰비리 의혹을 단독 보도하고도 2시간여 만에 삭제한 일이 발생했다.
삭제된 프레시안 전북본부 기사 <‘41억 원 입찰비리’ 심사 하루 전 심사위 리스트 팔고 조작까지… 전북교육청 산하기관 뒷거래 백일하에>(4/29)는 “전북교육청 산하기관이 발주한 공공용역 입찰 과정에서 해당 기관 담당 공무원들이 결탁해 심사위원 명단 유출을 대가로 금전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입찰의 규모, 심사위원 명단 유출 및 거래 의혹에 대한 업체 제보 내용과 증거, 과학교육원 관계자의 회유 시도 정황, 전북교육청 입장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후 지역 언론에서도 같은 내용과 증거를 담아 보도를 진행한 것을 볼 때 오보라고 하기도 어렵다.
멀쩡한 기사가 한순간에 사라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보이지 않는 권력이 언론사에 작동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발생했다.
당장 전국공무원노조 전북교육청지부는 전북교육청에서 집행하는 홍보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확인 결과 비정상적인 광고비 인상이 존재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전북교육청에서 프레시안 전북본부에 집행한 광고비가 2021년 3,300,000원에 불과했는데 2024년에는 약 53,900,000원으로 증가하며 21년 대비 16.3배라는 기하급수적으로 증액된 상황이 드러난 것이다. 같은 시기 전북교육청의 홍보예산 인상 비율, 동종 매체사와 비교해 봐도 프레시안 전북본부 인상률만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서 교육청 해명이 반드시 필요한 지점이다.
이러한 관계를 빌미로 교육청 고위 인사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교육청 대변인은 ‘대변인실에서 따로 연락을 취한 적 없다’, ‘교육감이 (프레시안 측에) 전화했다는 말도 들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다. 명백한 오보가 아님에도 기사가 삭제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이에 대해 프레시안 전북본부장이 “그때 당시에 삭제 이유가 없었다”는 해명을 내놨기 때문이다.
언론사 스스로 기사를 삭제했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외압보다 심각한 내부 검열이 존재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부 검열을 행사하지만, 삭제 책임은 그림자 속에 숨어 회피하고 있는 실질적 인사는 누구인지, 견제는 가능한 것인지도 매우 우려된다.
우리는 프레시안에 묻고 싶다. 프레시안은 정치권력․기업권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안 언론을 추구하며 건강한 대안 정치 세력의 목소리에 귀를 더 열겠다는 정신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이 내세운 가치들은 여전히 유효한가? 이러한 가치는 독립채산제인 지역본부에도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는가?
우리는 그동안 많은 독립채산제 형태의 언론사 지역본부가 본사의 강령과는 별개로 운영되고 있는 실태를 목도해 왔고 지역취재본부의 사회적 책임과 강령 준수를 위한 본사의 책임을 요구해 왔다. 프레시안의 책임 운영을 촉구하는 바다. 또한 전북교육청과 교육감은 성역이 아니다. 이번 기사 삭제처럼 자발적 권력 감싸기로 진실 추구에 주저하는 언론사가 독자와 기자를 주인으로 진정 내세울 수 있을지, 건강한 대안 정치 세력에 귀 기울일 수 있을지 스스로 점검해야 할 것이다. <끝>
2025년 5월 16일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이상훈‧이종규‧박민
■ 별첨. 전북교육청 광고비 지출내역
(단위 : 원)
언론사명 | 2024 | 2023 | 2022 | 2021 | 2020 |
프레시안전북본부 | 53,900,000 | 52,800,000 | 15,400,000 | 3,300,000 | 없음 |
* 2021년 대비 16.3배 증가 | |||||
전북일보 | 95,900,000 | 78,100,000 | 81,400,000 | 49,500,000 | |
2021년 대비1.9배 증가 | |||||
전북도민일보 | 94,900,000 | 87,000,000 | 57,200,000 | 31,900,000 | |
2021년 대비 2.9배 증가 | |||||
뉴스1코리아(전북) | 66,000,000 | 58,300,000 | 62,700,000 | 29,700,000 | |
2021년 대비 2.2배 증가 | |||||
참고) 프레시안 전북도청 광고비 받은 내역 | |||||
프레시안전북본부 | 30,200,000 | 37,700,000 | 41,000,000 | 37,200,000 | |
2021년 대비 2.9배 증가 |
* 자료 출처 ▸2020-2023 : 한국언론진흥재단 GOAD시스템 ▸2024 : 전북민언련 정보공개청구 회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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