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북민언련 뉴스 콕!

전북도의회 제423회 정례회가 지난 11월 10일부터 진행 중에 있습니다. 부서별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가 바쁘게 진행되던 14일, 이날은 최근 IOC 기준 부적격 논란 등으로 절차적 추진 과정의 적절성이 지적된 ‘2036 하계올림픽유치단’과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가 행감 대상이라 어떤 내용이 나올지 주목되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기자단 단풍놀이’가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이 민언련에 접수되었습니다.
14일 일찍부터 순창 강천산으로 전북도청 지방출입기자단 5인과, 대변인실 3인 총 8인이 단풍놀이를 갔고 가벼운 음주도 한 거 같은데 행감 시기에 이러한 행동들이 적절하냐는 지적이었습니다.
‘도의회 행감 시기에 단풍놀이를 가는 게 적절한가?’라는 의문이 당장 들었습니다. <기자단 단풍놀이> 이름의 야유회가 공식 일정으로 추진된 건지, 도청에서는 해당 일정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비용은 누가 냈는지, 이번 야유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고, 확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행감 시기에 발생하는 여러 공방과 논란에서 언론계 보도 방향과 논조에 분석하고 대응하는 업무가 바로 대변인이 해야 할 ‘공보’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특히 14일은 도 최대 현안 사업과 관련한 행감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대변인실의 주요 보직자들 대다수가 야유회에 동행한 것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청 출입기자단 간사와, 대변인실에 확인 전화를 했고, 출입기자단에서는 전북 도내 통신사에서 3인, 신문사 1인, 방송사 1인 총 5인이 참석한 기자단 공식 일정이었으며 대변인실에서는 대변인을 포함해 팀장 2명이 출장을 내고 참석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답변을 통해 여러 인식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도청 대변인은 아래와 같이 답변했습니다.
- (행감 시기 야유회 참여 관련) 신중하지 못했던 것 같긴 한다.
- (기자단이) 가신다고 해서 아무래도 다녀오는 게 좋지 않겠냐라는 그런 생각을 좀 했다. 현장 지원을 좀 했으면 좋겠다고 판단을 해서 같이 갔다. 부적절한 건 전혀 없었다.
도청 출입기자단 간사의 답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도 대변인실과 도청 기자단은 많은 업무를 함께 한다. 올해 내내 이어졌던 새만금 공항, 전주완주 통합, 올림픽 등 여러 굵직한 현안들이 있었고 그 업무를 항상 같이 한다. 참 많은 일이 있었고, 업무도 과중했다. 리프레시하기 위해 기자단도 공식 일정으로 야유회 일정을 잡은 것임. 업무를 같이 하다 보니까 기자단 가는 일정에 대변인실도 함께 가서 같이 머리를 식히자고 제안했다
- 일정, 식대 같은 부분은 전부 기자단에서 부담했고, 대변인실에서는 동행만 함.
- (대변인실)에서 어떤 형태로 나왔는지는 잘 모르지만 대변인실에 우리 이렇게 고생했으니 날씨 좋은 날에 한번 바람이나 쐬자고 제안을 했던 것이다.
- 행정사무 감사 과정에서 나오는 지적 사항에 대해서 도청 대변인실에서 전부 방어하고 있지는 않다. 부처별로 대응을 하는데 대변인실에서 중복으로 남아계셔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것이야말로 행정 비효율이다.
출입기자단의 답변을 들으며 시민사회에서 오랜 시간 지적해 온 고질적인 관행이 답습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바로 출입처와 출입기자단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입니다.
기자단은 새만금, 올림픽 유치 등 굵직한 현안을 함께 다루며 '동지애'를 형성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본질적으로 감시 대상과 감시자가 혼재되는 현상을 정당화하는 논리입니다.
기자단 측은 이번 야유회를 '공식 일정'이자 '업무 과중으로 인한 리프레시'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피감기관인 도청의 핵심 공보 담당자와 감시자 역할을 수행해야 할 기자들이 사적인 친목 관계를 공적인 '업무'로 포장하여 관계를 심화시킨 행위입니다. 기자단 측이 제안한 업무 과중으로 인한 '리프레시'. '함께 고생했으니 머리를 식히자'는 제안 자체가 감시자와 피감시자라는 본질적 관계를 흐리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특히 행감이라는 엄중한 시기에 '행정 비효율'을 이유로 공보 업무의 핵심을 담당해야 할 대변인실 인력을 야유회에 초청하는 것이 왜 문제냐는 간사의 답변은 이러한 관계에 대해 많은 윤리 강령에서 경계하고 있는 출입처와의 관계 설정에 실패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기자단이 비용을 부담했든 아니든, 피감기관인 대변인실 주요 보직자가 '출장'을 내고 야유회에 동행했다는 사실 자체도 대변인실에서도 기자단의 '지원자' 또는 '협력자'라는 비판적 거리가 사라진 관계를 공적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여러 번 겪었습니다.
대표적으로 2014년 도내 지방은행에서 출입기자단에 공짜 제주도 연수를 제공한 것으로 비판 성명을 냈을 때도 출입기자단 간사는 ‘전북 경제 살려보자고 1년 서로 열심히 하면서 고생한 사람들끼리 가서 맥주 한잔 마신 거 같고, 그렇게 민감하게 받아들이시는지 모르겠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10년이 지나는 시간 동안 피감기관과의 관계 설정이 나아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북도청 출입기자단과 대변인실은 '공식 일정'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친목 활동을 지양해야 합니다. 특히 기자단은 출입처와의 비판적 거리를 회복해 언론 윤리를 재정립해야 하지 않을까요? 분명한 건 기자들의 '리프레시'가 출입처와 함께할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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