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민언련 뉴스 콕!
9년 가까이 부분 가동에 머무르던 군산조선소의 주인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13일, HD현대중공업과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HJ중공업 최대주주)이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하면서 지역 사회는 ‘완전 재가동’의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기대감만으로 바라봐도 괜찮은 걸까?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군산조선소의 ‘전략적 변신’
이번 매각의 핵심 동력은 미국의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이다. 미국은 자국 내 조선업 쇠퇴로 인한 함정 정비 지연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군산조선소를 동북아 전진기지로 고려해 온 것으로 보인다. 군산조선소는 국내 최대 규모인 700m 도크와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어 미 해군의 대형 함정 유지·보수·정비(MRO)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연간 20조 원에서 최대 55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미 해군 MRO 시장은 군산 뿐 아니라 전북 지역 경제의 블루오션으로 거론되고 있다.
‘완전 재가동’ 환호 속에 가려진 HD현대의 ‘자본 재배치’
지역 언론은 군산 경제 활성화를 거론하지만 실상은 HD현대중공업의 철저한 자본 재배치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HD현대는 이미 2021년부터 군산조선소를 ‘운휴 자산’으로 분류해 왔으며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할 약 7,000억~1조 원의 자금을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와 방산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결국 국내 조선업 부활을 구호로 내걸었지만 실제는 자본과 생산 거점은 미국으로 이동하는 ‘생산 기지 해외 이전’의 현실화라는 지적이다. 국내 설비는 정리되고 해외 생산 능력이 쌓이는 구조 속에서, 군산조선소 매각은 대기업의 출구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일부 보도도 나온다.
지역 언론의 묻지마 찬사? 비판적 우려는 어디로 갔나?
3월 13일 매각 합의가 이뤄지자 지역신문을 중심으로 긍정적 보도가 대다수였다. 일부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해왔지만 매각 합의에서는 관련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전북일보의 보도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비판적 시각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매각 국면 이후 청사진에만 주력하는 양상을 보였다. 과거에는 블록 생산을 “희망고문”이라 질타하고 “MRO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냉정한 시각을 유지했으나, 매각 합의 이후 이러한 논리적 근거들은 자취를 감췄다. 3월 13일 이후에는 “K-스마트 조선 전초기지”, “완전 재가동 대장정” 등 행정의 홍보 프레임이 지면의 중심을 차지하며 비판적 검증을 대신하기도 했다. 이러한 보도 행태는 지역신문에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비판적 시각을 견지할 정보력과 의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경제 부활’이라는 명분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과적으로 대기업의 출구 전략과 정치권의 성과주의를 정당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군산이 군사기지 앞마당으로 전락하더라도 지역 경제만 살린다면 괜찮다는 인식도 보도 전반에서 드러난다.
- [전북일보] 군산조선소 매각… HJ중공업 모회사 에코프라임 ‘품으로’ (26.03.13)
- [전북일보] 군산조선소 ‘완성선 건조’ 청사진… 하청의 연장될까 (26.03.15)
이에 전북의소리에서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HD현대중공업과 HJ중공업 측의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를 위한 합의각서 체결 소식이 지역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를 강타하며 언론들은 애드벌룬 띄우기에 일제히 나선 모양새다. 특히 일부 지역 언론들은 현역 단체장과 정치인들의 입을 빌어 최종 계약이 성사돼 지역 경제에 곧 일조할 것처럼 성급한 보도를 하는가 하면, 군산조선소가 10여년 만에 다시 완전 재가동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 리스크와 하청 구조 고착화, 도민의 알 권리는?
장밋빛 환상 속에 가려진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지정학적 안보 리스크다. 군산항이 미 해군 MRO 기지화될 경우 중국을 자극해 전쟁 위기를 높이고, 유사시 최우선 타격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는 “군산 미군기지의 역할은 ‘한국 방어’에서 남중국해 유사시 주일미군과 공동 작전이 가능한 대중국 기지로 전환”될 가능성과 “미군기지 확장은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군산과 전북에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기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는 우려를 강력히 제기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 또한 사드 사태의 교훈을 언급하며 경제적 보복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또한, 독자적인 선박 건조(신조) 역량 없이 미군 정비나 대형사의 물량 하청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고용 구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행정과 기업의 ‘보여주기식’ 홍보에 편승해 비판적 감시 기능을 상실한 지역 언론의 보도는 도민들을 잠재적 위험으로 몰아넣는 방조 행위와 다름없다. 이제는 ‘부활’이라는 구호에서 벗어나 매각의 세부 조건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냉철한 사후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 관련 보도 살펴보기
- [전주 MBC] 새 주인 나타난 군산조선소, 선박 건조 탄력 받나(26.03.13)
- [전북일보] 군산조선소 매각… HJ중공업 모회사 에코프라임 ‘품으로’(26.03.13)
- [동아일보] 美 MRO 시장 열렸다… HJ중공업 ‘다크호스’ 부상(26.03.18)
- [여성경제신문] "정기선 美 가고, 이재명은 구호만···" 마스가 역설 보여준 군산(26.03.19)
- [정의당 전북도당 성명] 군산항 미 해군 MRO 기지화, 전쟁 위기 높일 것(25.07.29)
-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성명]
- 군산 미해군 MRO 기지 건설은 ‘하나의 전장(One Theater)’ 연결 시도 - 전쟁 위기 고조시키는 군산 미 MRO 기지 건설 절대 안 돼!
'모니터 > 전북주요뉴스 '피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익산시청 기자실에 ‘출입 영구 제한’ 공지문이 내걸린 이유는?(뉴스 피클 2026.3.13.) (0) | 2026.03.13 |
|---|---|
| 전북도의회, 전주시의회 예비후보자 범죄 경력 확인해 보니(뉴스 피클 2026.3.6.) (0) | 2026.03.06 |
| 주민에겐 삿대질, 부안군 출입 일간지 기자들은 공로패… 부안의 뒤틀린 풍경(뉴스 피클 2026.2.19.) (0) | 2026.02.19 |
| 완주군의회 전원 명의 공식 반대, 골든타임 vs 주민투표 정당성 의문 신문 사설 엇갈려(뉴스 피클 2026.2.12.) (0) | 2026.02.12 |
| 국민연금공단 전북 이전 10주년, 지역 상생 아쉬움 지적 속 공공기관 지방이전 취지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뉴스 피클 2025.12.31.) (0) | 2025.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