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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조선소가 16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이했다. 지난 6월 26일 HD현대중공업과 신설법인 제이오션중공업이 7,800억 원 규모의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 본계약에 서명했다. 양측이 입을 모아 ‘윈윈’이라 부르는 이 거래의 이면에는 HJ중공업의 성장 시나리오와 7,800억 원의 셈법이 치열하게 계산되는 중이다. 그러나 행정과 기업의 장밋빛 청사진 속에서도 전북 일각에서 ‘지속성’에 대한 깊은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설법인 ‘제이오션중공업’과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이면
제이오션중공업은 HJ중공업의 모회사인 사모펀드 운용사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군산조선소 인수를 위해 설립한 신설법인이다. 이번 매각의 근본적인 동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 해군 함정 MRO(정비·보수) 외주화 및 미 조선업 부흥 정책인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와 궤를 같이한다.
HD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매각해 확보한 약 1조 원 대의 자금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와 방산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적 자본 재배치’를 단행했다. 결국 군산 야드는 HD현대의 글로벌 안보·방산 전략 구상 속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는 통로이자, 제이오션중공업을 통해 미 해군 함정 정비 및 민간 선박 건조 기지로 재편되는 국면을 맞이한 것이다.
지역 언론과 지자체는 이번 매각을 9년 침체를 끝낼 역사적 전환점이라 기대감 드러내
2017년 가동 중단 이후 블록 생산 중심의 임시 재가동에 머물렀던 군산조선소는, 지자체와 정치권의 ‘완성선 건조(신조)’ 요구와 HD현대의 자본 출구 전략이 맞물리며 급물살을 타면서 지난 3월 MOA, 6월은 자산 가치 평가와 인프라 인수 조건을 마무리에 지으며 7,800억 원 규모의 자산 양수도 본계약이 최종 체결되었다. 제이오션중공업은 HD현대로부터 향후 3년간 물류 및 블록 물량 공급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군산 야드의 운용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감은 크다. “9년 만의 봄, 완성선 건조의 꿈”이라는 헤드라인이 지역언론을 장식하는 가운데 지역 언론과 지자체는 이번 매각을 9년 침체를 끝낼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K-스마트 조선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동하고 있다. HJ중공업의 중형선 건조 노하우와 군산의 대형 야드가 결합해 ‘스마트 조선소’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또한 2028년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건조 도전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협력업체 인력 흡수와 지역 고용 창출, 상권 활성화라는 장밋빛 전망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과도한 혈세 투입 속에 ‘먹튀’, ‘지속성’ 우려
하지만 장밋빛 청사진 속에서 전북도의회를 중심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과도한 관의 재정 투입과 ‘먹튀’ 논란이다. 그동안 전북특별자치도와 군산시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이후 물류비, 인력 양성 명목으로 수백억 원의 지방비를 지원해 왔다. 도의회에서는 “지자체의 혈세 지원으로 연명하던 HD현대가 7,8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챙겨 떠나는 것은 전형적인 먹튀”라는 강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과거 쌍용차 인수를 호언장담하며 군산형 일자리 사업으로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도 결국 부도가 난 ‘에디슨모터스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기 때문이다. 공적 자금을 쏟아붓고도 기업의 무책임한 철수로 지역 경제가 충격을 받았던 잔혹사가 군산조선소에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행정과 지역 언론이 매각 규모와 가동 재개 청사진에만 집중할 때, KBS전주총국은 인수 대금 조달 구조, 3년 후 자립 가능성, 지원금 환수장치에 대한 냉정한 검증 필요성을 보도해 문제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
- [심층K] 군산조선소 매각 추진…‘먹튀 논란’에 ‘지속성 의문’ (6/17, 안태성 기자)
- [KBS전주] “군산조선소 매각은 먹튀”…전북도의회 ‘공개 비판’ (7/21, 안태성 기자)
또한 사모펀드의 한계와 3년 시한부 가동이라는 한계도 크다. 신설법인의 실질 주주가 사모펀드(PEF)라는 점에서, 인수 대금 조달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와 3년 후 HD현대의 물량 지원이 끝난 뒤에도 독자 생존이 가능할지에 대한 ‘지속성’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미 해군 함정 정비 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경우, 군산항은 미·중 갈등 및 대만해협 유사시 미 군사력의 후방 지원 전초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점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군산조선소 매각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글로벌 안보 자본의 이동과 지역 경제의 생존이 얽힌 복합적인 사건이다. 지역 언론과 행정이 7,800억 원이라는 숫자와 ‘완전 재가동’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환영 일색의 보도를 이어가는 동안, 지자체의 막대한 혈세 투입과 기업의 책임성 유기라는 본질적 문제가 제대로 논의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과거 에디슨모터스 사태가 남긴 교훈처럼, 공적 지원이 또다시 대기업의 출구 전략이나 사모펀드의 자본 놀음에 이용되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인수 주체의 재무 건전성과 3년 후 독자 신조 전환 가능성, 공적 지원금의 환수 장치에 대해 언론에서 도의회의 역할을 촉구하고 재정 투입이 이뤄지기 전 검증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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